종파분쟁에 IS·알카에다’중동갈등 축소판’ 예멘

종파분쟁에 IS·알카에다’중동갈등 축소판’ 예멘

입력 2015-03-21 13:27
수정 2015-03-2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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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 대형 테러로 이란·사우디 대리전 현실화될 듯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연계 단체가 자행했다고 주장한 예멘 모스크 테러로 예멘이 걷잡을 수 없는 폭력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됐다.

IS가 지난해 이라크·시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중동의 복잡다단했던 갈등은 ‘IS와 반(反)IS’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수렴하는 양상이지만 예멘은 정반대다.

예멘에서 긴장과 유혈충돌을 빚는 주요 세력은 일단 3개로 크게 가닥이 잡힌다.

지난해 9월 수도 사나를 무력으로 장악한 뒤 지난달 6일 의회·내각을 전복하는 쿠데타를 저지른 시아파 반군 후티와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지지파다.

후티는 예멘 북부를 근거지로 한 무장정파로, 2011년 반정부 민주화시위로 퇴출당한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과 내통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디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정치적 기반인 남부 아덴으로 피신, 옛 남예멘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세력을 규합중이다.

이 때문에 남북으로 분리된 이들의 군사적 긴장은 날이 갈수록 고조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19일엔 후티를 지지하는 정부군 특수부대와 하디 대통령 편에선 남부지역 민병대가 격렬하게 시가전이 벌어지고, 하디 대통령의 사저가 공습받는 무력 충돌이 표면화했다.

정부군은 유엔과 이웃 걸프국가의 지지를 받는 정권인 하디 대통령이 아니라 살레 전 대통령이 군부에 심어놓은 측근이 여전히 건재한 탓에 후티에 더 우호적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알카에다 조직 가운데 가장 활발한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중남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은 이곳의 수니파 토착 부족과 연계돼 ‘전매특허’인 폭탄 테러로 후티가 통제하는 수도 사나를 공격하고 있다.

후티가 이들의 근거지인 중남부까지 무력을 동원, 세력확장을 시도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두 세력의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AQAP는 종파·정치적으로 후티와 반대이고, 지역적으로도 하디 대통령과 가깝게 보인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인정이 세력 유지의 근간인 하디 대통령으로선 ‘전세계의 공적’인 알카에다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특히 미국와 사우디의 지원이 절실한 그가 AQAP와 협력하는 순간 대통령으로서 그의 합법성은 폐기된다.

20일 사나의 모스크에서 벌어진 대형 테러가 IS의 소행임이 밝혀지면 그렇지 아도 해법이 난망한 ‘예멘 삼국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 될 전망이다.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IS는 일단 시아파인 후티를 겨냥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경쟁관계인 AQAP와도 갈등을 빚을 수 있어서다.

그렇게 되면 예멘은 중동 갈등의 모든 요소가 집합된 최악의 폭력사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이는 예멘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중동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사우디아라비이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도 확전할 수 있다.

후티와 물밑에서 협력해 온 이란이 이번 모스크 테러로 ‘IS 소탕’을 구실삼아 예멘 사태의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 이는 이라크의 IS 격퇴작전에 이란이 공개적으로 개입한 선례에서도 드러났던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란이 예멘 사태에 전면적으로 개입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예멘과 국경을 맞댄 사우디 역시 하디 정권을 앞세워 군사 지원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예멘은 이란과 사우디가 뒤를 받치는 남북간 내전에다 IS와 알카에다의 전방위 테러가 혼합되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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