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범 “사우디 왕실 알카에다 지원” 증언

9·11 테러범 “사우디 왕실 알카에다 지원” 증언

입력 2015-02-05 04:15
수정 2015-02-0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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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위 감옥서 진술…”에어포스원 격추 가능성도 논의”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를 지원했다는 증언이 당시 테러 가담자에게서 나왔다.

뉴욕타임스,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은 3일(현지시간) 2001년 당시 테러에 가담한 죄로 미국에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인 자카리아스 무사위는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진행 중인 민사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사우디 왕실의 주요 구성원이 테러 조직의 주요 기부자였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무사위는 1998∼1999년께 오사마 빈 라덴으로부터 알카에다 기부자 목록을 디지털 자료로 만들라는 지시를 받아 2~3달 동안 매일 기부자의 이름과 기부액을 컴퓨터에 입력했으며, 그중에는 사우디 왕실 관계자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목록에는 투르키 알파이잘 알 사우드 왕자와 사우디 해외정보국 전직 국장, 주미 대사 등이 포함됐다.

무사위는 또 빈 라덴의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우디에 가서 투르키 왕자를 직접 만났고 그가 다른 왕실 인사와 성직자들을 소개해주고 자신은 매우 환대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알카에다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다면서, 750kg짜리 폭탄의 폭발실험 등을 돕거나, 농약살포용 비행기를 통한 공격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2001년 초 조종사 훈련을 받은 무사위는 나아가 “우리는 에어포스 원(미국 대통령 전용기)의 격추 가능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워싱턴DC의 사우디 대사관 관계자를 아프간 칸다하르에서 만났다면서 “나는 워싱턴으로 가서, 그와 함께 스팅어 미사일 발사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기로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사위는 ‘임무’ 수행을 못한 채 9·11 테러 몇 주 전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9·11 테러 당시에는 감금된 상태였다.

이날 법원에 제출된 진술서에는 무사위 외에도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 진상조사위원회’(9·11 위원회) 관계자 3명의 진술도 포함됐다. 이들은 무사위의 진술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사우디 정부의 관련성은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테러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전에도 제기된 적이 있지만 2004년 9·11 위원회가 발행한 보고서는 사우디 정부가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한 증거는 없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하지만 832쪽 분량의 이 보고서 중 28쪽은 대테러 작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기밀로 지정됐다.

이후 유족들은 2009년 정보공개법에 따라 확보한 재무부 내부문서에서 사우디 왕실이 2006년까지 ‘국제이슬람구호기구’(IIRO)라는 자선단체를 통해 알카에다 등 극단 이슬람 테러집단에 재정 지원을 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보고서 작성 당시 의회공동위원장을 지낸 보브 그레이엄 전 상원의원은 지난달 이 보고서의 기밀을 해제해 줄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주미 사우디 대사관은 이에 대해 “무사위의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는 없다”며 사우디 정부가 9·11테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대사관은 “무사위는 제정신이 아닌 범죄자로, 그의 말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옥에서 진술한 무사위를 만난 한 변호사는 NYT에 “무사위는 건전한 정신 상태였고 사려깊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과거 빈 라덴은 9·11테러 당시 자신은 백악관을 공격하기로 돼 있었다는 무사위의 주장에 대해 자신이 (9·11 테러를 저지른) 19명의 책임자라며 “무사위를 그 임무에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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