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복지시설서 성폭행 등 반인륜 만행 ‘충격’

멕시코 복지시설서 성폭행 등 반인륜 만행 ‘충격’

입력 2014-07-18 00:00
업데이트 2014-07-18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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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당한 어린이 등 450여명 구출…권력유착 의혹도

멕시코의 한 복지시설에서 어린이와 여성 등을 상대로 한 성폭행, 앵벌이 강요 등의 끔찍한 만행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연방경찰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수용자 신고 등을 근거로 서부 미초아칸주(州) 사모라시(市)의 ‘대가족 집’이라는 불우 가족 수용시설을 급습해 450여명을 구출하고 나서 이 시설에서 벌어진 반인륜적 행태에 대한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당시 이곳에서 남녀 어린이 각 278명과 174명을 구출하고 나서 40세 이상의 성인 남녀 138명과 3세 미만의 어린이 6명도 함께 구해냈다.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과 영국 BBC 방송은 풀려난 수용자들과 이들 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이 시설에서 성폭행과 폭력, 감금행위 등이 장기간 광범위하게 자행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어린이들은 쥐가 들끓어 불결하고 좁은 방에서 10여명이 함께 생활하면서 부패한 음식을 먹고 구걸을 강요당했다고 수용자들은 밝혔다.

마약에 중독된 어린이도 발견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구출된 한 여성은 18세 때부터 강제로 시설에 수용당한 뒤 관리인으로부터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당해 임신했다가 발에 차여 낙태를 하는 ‘악몽’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성은 성행위를 거부하자 ‘죽여서 장기를 팔아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고발했다.

한 남성은 관리인에게 심한 구타를 당하고 나서 물과 음식도 없는 독방에 한참을 갇힌 적도 있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자녀 5명을 이 시설에 강제로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이 아이들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으나 시설 측으로부터 거절당해 정식으로 고발해오자 사건 해결에 나섰다.

이 시설에서 태어나 자란 31세의 한 여성은 2명을 출산했으나 아이들은 설립자의 소유로 됐고, 시설에서 나갈 때 아이들과 함께 가게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설에 아이를 보냈던 한 여성은 엘 우니베르살과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마약에 중독되고 구타를 당해 병원 치료가 집중적으로 필요했지만 4개월에 한 번씩 관리인이 대동해야 가능했다고 원망했다.

연방검찰은 설립자인 로사 델 카르멘 베르두스코와 관리인 8명을 체포해 수용자 학대 사실에 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설립자 이름을 따 ‘로사 엄마의 집’으로도 불린 이 시설은 40년 전에 지어져 결손 가정의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복지단체로 알려졌지만 이러한 내용이 고발됨으로써 멕시코 사회복지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미초아칸의 지역 언론은 이 시설 내부에서 자행되는 학대 만행에 대한 증언이 4년 전부터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주정부의 관리 당국이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도 일면서 검찰이 수사의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설립자인 베르두스코가 권력자 등과 친분을 쌓아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00∼2006년 집권한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베르두스코를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로사 엄마, 연대감을 표시합니다. 당신은 매우 강한 사람입니다. 수천명의 어린이에게 베푼 선행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무한한 격려를 보냅니다”라는 글을 올린 적 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멕시코 검찰은 학대 증언의 사실 여부와 함께 신고가 묵살된 경위 등에 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베르두스코를 지지하는 250여명은 이날 시내에서 ‘나도 로사의 아들이자 딸이었다’라는 내용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베르두스코가 범죄인이 아닌데도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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