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D에 첫 반응…李대통령 제안 화답

美, ISD에 첫 반응…李대통령 제안 화답

입력 2011-11-16 00:00
수정 2011-11-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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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ㆍUSTR 등 관련 부처 논의 거친 입장 연합뉴스에 전달



미국이 15일(현지시간) 한국 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며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미 통상당국자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제안한 ‘선(先) 한미 FTA 발효ㆍ후(後) ISD 재협상’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무엇이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미FTA 서비스ㆍ투자위원회에서 ISD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요지의 의견을 전해왔다.

”한미 FTA 발효 이후 3개월 내 미국에 ISD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공식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 행정부는 한국 내에서 ISD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표명도 하지 않았다.

미국은 ISD를 한미 FTA 협상 초안 때부터 집어넣을 만큼 양국 정부가 투자를 위한 기본 토대로 인식해왔고 이미 상당수 국가가 투자보장협정에 포함할 만큼 보편화한 제도이기 때문에 한국 내 논란에 냉담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설립키로 합의한 한미 FTA 서비스·투자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한 대상도 ‘서비스·투자 영역에서 양국이 제기하는 문제’라고 원론적으로 규정돼 있고, ISD 문제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는 않다.

결국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ISD 재협상 주장에 대해서는 일축하는 분위기가 대체로 강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날 미 통상당국자가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ISD를 적시해서 “한국이 제기하는 어떤 이슈에 대해서도 한국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힘으로써 미국의 기존 입장이 변하는 분위기다.

미 통상당국자 명의로 연합뉴스에 전달된 ISD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백악관과 USTR 등 관련부처 간의 조율을 거쳐 정리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 협정에서 규정한 논의 절차에 따른다’는 식으로 원론적, 추상적으로 입장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훨씬 적극적인 입장으로 한국 내 논란에 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기적으로 이 대통령의 ‘선(先) 한미 FTA 발효ㆍ후(後) ISD 재협상’ 입장 표명으로 한국 내 한미 FTA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곧바로 미국이 이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했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미 FTA 비준의 교착상태를 뚫기 위해 이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에 협상 상대국인 미국이 힘을 보태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ㆍ경제살리기에 전력을 쏟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미 의회의 한미 FTA 이행법안 처리를 큰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이 기세를 이어 이번 아시아 순방길에서 또 다른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 협상 개시를 주요한 의제로 부각시키고 있다.

만약 한국 내 정치적 논란으로 한미 FTA 비준이 표류해 내년 1월 발효되지 않고 지연되면 오바마 대통령도 미 국내적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무역협정을 최대 성과라고 홍보했던 한미 FTA를 가동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ISD 입장 표명은 기존 입장에 ‘유연성’, ‘탄력성’을 두더라도 한국에서 최대한 빨리 한미 FTA가 비준돼 발효되도록 하는 것이 자국 국익에 들어맞는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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