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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다 자유를”… 中 초긴장

“경제보다 자유를”… 中 초긴장

입력 2011-08-02 00:00
업데이트 2011-08-0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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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화약고’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실크로드상의 오아시스이자 중앙아시아 쪽 관문인 ‘2000년 고도’(古都) 카스(喀什)에서 발생한 연쇄 흉기 난자 사건으로 현지는 계엄 상태에 휩싸였다. 어지간한 사건에는 눈도 깜짝 하지 않던 현지인들도 지난달 30일과 31일 연이틀 흉기 난자 사건이 발생한 뒤에는 외출을 삼가고 있다.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 뒤인 지난달 31일 오후 6시 공안 당국은 시내 중심가를 돌며 주민들에게 “일찍 집으로 돌아가라.”는 경고 방송을 반복했다. 한 주민은 “이런 일은 2009년 7월 우루무치 유혈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반역의 땅’으로 불릴 만한 카스에서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인 2008년 8월에도 한달여 동안 모두 3건의 폭탄 테러 및 관공서 습격 사건이 발생해 22명이 희생됐다. 지난해 8월에도 자살폭탄테러로 7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이 8월을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흉기 난자 사건은 이전과는 2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테러 발생 지역이 관공서나 군 초소 등에서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번화가로 옮겨졌다. 테러 대상도 무장경찰에서 불특정 군중으로 바뀌었다. 2차례의 흉기 난자 사건으로 범인 5명을 포함해 19명이 목숨을 잃었고 42명이 부상했다. 범인들을 제외한 희생자 14명은 모두 일반인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도 어렴풋이 드러나고 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사이트인 인민망은 1일 카스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희생자 가운데 12명이 한족 주민이라고 보도했다. 부상자 대부분도 한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우루무치 유혈 사태의 ‘복사판’으로 보고 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국은 두 번째 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위구르 독립운동 세력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을 지목한 뒤 10만 위안의 현상금을 내걸고 범인 2명을 지명수배했다. 검거된 범인들에 대한 조사 결과 “이들은 파키스탄 내 기지에서 폭발물 제조법 등을 배운 뒤 돌아와 사회를 불안 속에 몰아넣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2주 전 위구르인들의 공안파출소 습격 사건이 발생한 허톈(和田)과 카스는 남부 신장의 대표 도시들이다. 분리독립을 원하는 위구르 세력 가운데에도 강경파가 이곳에 몰려 있는 것으로 중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특구 설치 등의 당근책으로 주민 불만을 다독이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당근책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시티대학의 조지프 청 교수는 “우루무치 사태 이후 당국은 신장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무게를 둔 정책을 폈지만 평등과 자유를 원하는 위구르인의 욕구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춘셴(張春賢) 신장자치구 공산당위원회 서기는 지난달 31일 오후 긴급 상무회의를 주재해 테러 재발 방지책 등을 논의하는 등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8-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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