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경연 입상 美소녀…“전생 韓공주”

한국어경연 입상 美소녀…“전생 韓공주”

입력 2011-07-18 00:00
수정 2011-07-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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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그냥 좋다…6개월 만에 독학으로 한글 깨쳐”

“한국 친구들이 저한테 전생에 한국 공주였을 거라고 해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남쪽 벌린게임의 한 호텔에서 16일(현지시간)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주최로 열린 청소년 한국말 경연대회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서 수많은 재외동포들을 제치고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른바 ‘토종 미국인’인 파란 눈의 백인 여고생이 2위에 해당하는 금상을 받아 화제다.

주인공은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시티 소재 디어링고교 10학년(한국 고교 1학년) 앨리사 도노번(16.한국명 한민아)양. 그의 유별한 한국 사랑에 대해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국계 친구들은 그를 “전생에 한국 공주였을 것”이라고 말한다는 것.

도노번은 미국 전역과 캐나다, 남미, 동남아 등에서 참가한 300여 명 가운데 3차례에 걸친 예선을 거쳐 뽑힌 5명의 경쟁자들과 함께 이날 최종 결선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말 솜씨를 뽐냈다.

이 대회는 한국 동포들이 주로 참가하는 대회여서 도노번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예선을 1위로 통과했을 때부터 화제가 됐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단상에 오른 도노번은 큰절을 한 뒤 “저는 보시다시피 한국사람이 아니고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 소녀”라며 “한국인 친척이 한 분도 없지만 보통 미국인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 이름 한민아도 본인이 직접 지었다는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한국계 미국인 남자친구를 짝사랑하다가 그와 대화를 하기 위해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그 친구가 이사를 가는 바람에 고백을 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어를 계속 공부하게 됐고 그 아이 대신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도노번은 “한국어를 공부할수록 한국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게 됐다”며 “사실 한국어를 처음 배울 때 첫사랑에 빠졌을 때 느꼈던 그 느낌과 똑같았다. 정말 말로는 잘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작년 8월 처음 한국을 방문할 당시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2주간은 제 인생에 있어 제일 행복하고 신비로운 시간이었다”면서 “손으로는 장구를 치고 귀로는 판소리와 가야금을 들었으며, 한국 영화에도 푹 빠졌었다”고 말했다.

도노번은 “지금도 가슴이 아플 정도로 한국이 그립다”면서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이것이 나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도노번은 대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능숙한 한국말로 “한국 대학에 진학해 언어학을 공부하고 싶다”면서 “한글의 간단함과 탁월함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글을 세종대왕께서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탁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이 왜 좋으냐고 물어도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좋다”고도 했다.

도노번은 한글 공부에 대해 “한국계 학생에 대한 짝사랑이 시작된 2007년4월부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독학’으로 공부했다”면서 “최근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을 한국어로 된 책으로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가수로는 서태지와 함께 SG워너비, 박효신, 넬, 십센치를 꼽았으며, 드라마도 겨울연가부터 천국의 계단,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을 봤다고 소개하고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된장찌개라고 말해 ‘토종’ 한국인과 대화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도노번은 “한국어를 중학교 때 하다 보니 한국어 실력 가운데 말하기가 가장 약하다”면서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지 못한 것을아쉬워했다.

NAKS 뉴잉글랜드 지역협의회 윤미자 회장은 “도노번은 한글을 독학으로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거의 완벽하게 습득해 맞춤법이나 한자어도 자유롭게 쓸 정도”라며 “이 대회에서 재외동포가 아닌 순수 외국학생으로 입상한 경우는 도노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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