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후계자돼도 큰 변화는 없을 듯

누가 후계자돼도 큰 변화는 없을 듯

최종찬 기자
입력 2008-02-20 00:00
수정 2008-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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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쿠바를 49년 동안 통치했던 피델 카스트로가 국가평의회의장직과 군 최고사령관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일단 건강문제를 들 수 있다.82세의 고령인 데다 지난 2006년 7월 장 수술 뒤 건강 회복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동안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사진과 비디오테이프, 칼럼 등을 통해 건재를 과시하며 권력 복귀에 대한 꿈을 키워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19개월째 투병 중인 그는 그동안 공식석상에는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수술후 19개월째 공식석상에 안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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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국가평의회 의장 권한대행 역할을 맡고 있는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의 국정운영에 대한 믿음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국정 장악력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그에게 권력을 모두 넘겨줘도 자신의 사회주의 정치철학이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라울은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혁명을 주도한 같은 혁명 1세대다. 라울은 지난 19개월간 절대 권력자의 부재에도 불구, 쿠바 정국을 무난히 관리하며 기대이상의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카스트로는 지난해 말부터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공산당 제1서기직과 각료평의회 총리직도 조만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10년간 열리지 않았던 공산당 전당대회가 올 봄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스트로가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다 해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전히 막후에서 쿠바 통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는 “카스트로의 모든 공직 사퇴는 예견된 일”이라며 “건강이 쇠약해져 더 이상 집무 수행이 불가능해진 데다 라울이 그동안의 시험에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1서기·총리직도 조만간 사임할 듯

김원호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도 “라울이 권력을 넘겨받아도 명목상으로 승계하는 것”이라며 “정통성은 여전히 카스트로가 쥐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카스트로가 권력 전면에서 물러남에 따라 쿠바의 향후 진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생 라울의 개혁정책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카스트로가 죽지 않는 한 쿠바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내년에 미국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라울은 실용주의자로 군부에 권력기반을 두고 있다.”면서도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사회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도 “라울이 개혁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카스트로가 살아 있는 한 그의 궤적에서 벗어나 정치 민주화 및 대담한 경제 개방정책을 펼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이 내년에 어느 당이 집권하든 간에 쿠바 정책은 그동안의 봉쇄정책에서 벗어나 유화정책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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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2008-02-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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