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2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교적 망신’을 당했다. 이스라엘측이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의전 차량을 제공하고, 외교부 청사에 잘못 만들어진 태극기를 게양하는 등 의전상 결례를 범한 것이다.
송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을 방문한 뒤 이스라엘 지역으로 넘어가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과의 오찬 장소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측이 송 장관에게 제공한 볼보 의전차량이 운행 중 오른쪽 앞바퀴 바람이 갑자기 빠져버려 송 장관은 급히 경호차량으로 옮겨타야 했다. 저속으로 달려 사고는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게다가 이 차량은 왼쪽 문에 긁힌 자국이 있었고 ‘VOLVO’의 ‘V’자가 떨어져 나가 있는 등 외관상으로 눈에 거슬렸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또 청사 입구에 ‘괘’가 뒤죽박죽인 태극기를 버젓이 게양, 외교적으로 그냥 넘기기 어려운 실수를 했다. 이스라엘측이 직접 제작한 이 태극기에는 ‘건(乾)’괘 자리에 ‘곤(坤)’괘가,‘감(坎)’괘 자리에 ‘이(離)’괘가 그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중동전문가는 “송 장관이 팔레스타인을 먼저 방문한 뒤 이스라엘에 온 것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일 수 있다.”며 “과거에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방문 순서를 놓고 잡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전상 실수에 대해 이스라엘측이 사과했으며, 재발방지의 뜻을 표했다.”며 “팔레스타인을 먼저 방문한 것은 외교일정상 이스라엘측이 먼저 제의한 것으로, 양국간 미묘한 관계가 개입된 사안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