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변호사
그렇다면 향후의 시대에도 과연 그러할까. 미안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전혀 다를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밖에서 배우는 역전의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 시대는 이미 다가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교재로 쓰고 있는 인쇄매체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는다. 성품 또한 그 깨알 같은 문자들에만 붙들려 있을 만큼 느긋하지도 않다. 정보화문명은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과 오디오 등을 통해 감성까지 겸비한 지식정보들을 마음대로 얻을 수 있게 하였다.
게다가 학교란 늘 과거의 지식을 전수해주는 데 급급했다. 청소년들은 늘 수동적으로 배우기만 해야 하는 존재였다. 에디슨처럼 거부하는 몸짓으로 학교를 뛰쳐나간 아이들은 오히려 왕따감으로 인식될 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아이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이미 발명가이고 생산자들이다. 그들의 펄펄 나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은 오늘의 정보화 문명을 창출해냈다.
그리고 이 이후의 새로운 문명도 역시 더 어리고 더 젊은 이들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어디 과학기술뿐인가.10대 골프선수,10대 판소리명창들을 보라. 그들은 이미 수동적 학생이 아니다. 창조적 생산자인 것이다.
과거의 학교는 그토록 암기를 강조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매기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암기의 수준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 대신 그 자리를 생각과 아이디어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요즘 사람들은 전화번호를 몇 개나 외우고 다니는가. 휴대전화에 모조리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외워야 할 것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또 클릭 한번만 하면 정확한 해답들이 나오는데 무엇을 그렇게 많이 외워야 하겠는가. 앞으로는 시험도 오로지 머리와 손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모두 활용해서 보다 좋은 답을 써내도록 하는 시험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존의 학교처럼 학생들을 붕어빵같이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을 꼭 받아야 하는가이다. 나는 에디슨처럼 발명가가 되고 싶은데, 학교에서 가르치는 그 많은 것들을 모두 배워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게 태어났다. 그만큼 타고난 소양과 재능 또한 모두 다르다. 다르게 태어난 아이들은 다르게 교육해야 한다. 미래의 교육은 바로 다른 사람을 다르게 키우는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를 거부하는 학교는 어찌될 것인가. 아마도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매체에서 자신에게 맞는 지식정보를 마음대로 골라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적성에 따라 자신만의 지식정보를 추구하는 선택 학습이다. 새시대야말로 교육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개인의 적성을 창달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분재가 아니다. 자연 그대로 키워야 한다. 그리고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강지원 변호사
2007-06-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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