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무인계산대 앞에서

[길섶에서] 무인계산대 앞에서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6-01-08 00:11
수정 2026-01-08 00: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대형마트에 가면 가급적 무인 계산대를 쓴다. 계산원이 있는 계산대보다 편하다. 직원이 있는 계산대에는 고객들이 늘 줄을 서 있다. 내 차례가 되면 계산원이 바코드 찍은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느라 바쁘다. 뒤에 있는 손님의 시선이 느껴져서다. 뒤쪽 손님이 나를 지나쳐서 앞에 서 있었던 적도 있다.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영 불편했다.

무인 계산대 공간에는 차례차례 들어간다. 한 손님이 물건을 다 담고 떠나야 다음 손님이 쓸 수 있다. 장바구니 안의 물건들을 다시 꺼내 천천히 정리해서 담아도 눈치 볼 사람이 없다. 그 공간에 있는 직원은 순서 안내, 연령 제한 구입품의 구매 가능 여부 확인, 가끔 발생하는 오류 해결 등을 담당한다. 직원과 소통할 일은 거의 없다.

연말연시에 들른 대형마트는 붐볐다. 무인 계산대 입장 줄도 길었다. 직원이 손짓해서 갔더니 그가 단말기에 상품 바코드를 찍어 계산을 끝내고는 또 다음 손님을 불렀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있는 나를 보며 불려온 손님은 멈칫멈칫했다. 나도 당황했다. 무인 공간에 익숙해지면서 사람과의 소통이 갈수록 낯설어진다.

2026-01-08 3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