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청 직원이 115억 빼돌렸는데 1년 넘게 몰랐다니

[사설] 구청 직원이 115억 빼돌렸는데 1년 넘게 몰랐다니

입력 2022-01-26 20:14
수정 2022-01-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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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 115억 원을 횡령한 강동구청 공무원 김 모 씨가 26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금 115억 원을 횡령한 강동구청 공무원 김 모 씨가 26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강동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 공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4일 긴급 체포됐다. 구청 내 폐기물 처리시설 사업 과정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받은 ‘폐기물처리기금’을 빼돌려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이 공무원은 출금이 어려운 기금관리용 계좌 대신 입출금이 가능한 부서 업무용 계좌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어이가 없는 것은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약 15개월간 그가 수십 차례, 최대 하루 5억원의 공금을 빼내 주식 투자 등으로 탕진하는 동안 구청의 회계 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인사를 통해 이 공무원 자리에 앉은 후임자가 이상을 발견할 때까지 1년 넘도록 해당 부서는 물론 업무 라인 책임자들도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상식 밖의 일이다. 내부 공범 가능성을 포함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강동구청이 뒤늦게 ‘공직비리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구청 관리 계좌와 기금 운용실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나섰으나 누가 봐도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

지방자치단체는 수많은 사업들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곳이라 횡령 등 공직자 비리는 언제 어디서든지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 이참에 지자체 전반에 걸쳐 회계 감사 등의 내부 관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민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지도 꼼꼼하게 챙겨 봐야 한다.

최근 공직사회에서 크고 작은 일탈이나 위법 행위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단순한 실수나 일시적 판단 착오로 볼 수 없는 고의적인 범죄 행위가 대부분이다. 직책과 업무의 특성을 이용한 횡령 행위는 다층의 감시 체계를 갖추지 않고서는 막기 어렵다. 차제에 각 지자체는 회계감시 체계 전반을 살펴 국민 혈세가 새나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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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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