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상 시리즈’ 취지 좋지만 정책의 우선순위 고려해야

[사설] ‘무상 시리즈’ 취지 좋지만 정책의 우선순위 고려해야

입력 2018-10-29 17:46
수정 2018-10-3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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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격차 큰 지자체 주도는 무리…무상교육처럼 국가 차원 접근해야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초·중학교에서 시행 중인 무상급식을 2021년까지 서울의 모든 고등학교와 사립초·국제중학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제 내년부터 ‘완전 무상보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무상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할 만하다.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정부에서 키운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서민 가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보편적 복지로서 급식이나 보육을 무상으로 제공하려면 조 단위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유한 광역자치단체이긴 하지만, 서울시가 주도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서울시의 정책은 일반적으로 전국화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역별 재정 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국책 사업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주요 정책의 지역적 차별화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서울 등 수도권 인구 집중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한다.

그 사례로 ‘서울시의 완전 무상보육’을 뜯어 보자. 서울시가 민간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3~5세 육아 가구에 차액보육료(월 10만 5000~8만 9000원)를 전액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재원 450억원 가운데 55%는 서울시, 45%는 자치구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차액보육료 55%를 지원해 왔으니 추가 부담이 없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서울 자치구에 부담이 된다. 박근혜 정부가 진행한 국책사업 무상보육(누리과정)을 중앙정부가 다 책임지지 않아 광역자치단체에 부담을 지웠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이번에 발표한 고교까지의 무상급식 확대에도 큰 예산이 든다. 서울시 고교 전체와 사립초·국제중학교의 무상교육 비용은 교육청 추산 연간 2208억원이다. 올해 공립초와 국·공·사립중 무상급식에 투입된 4533억원을 합치면 연간 7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무상급식 비용은 교육청이 50%, 남은 50%를 서울시와 자치구가 3대2 비율로 분담할 텐데 자치구로서는 무상보육에다 무상급식까지 이중 부담을 떠안는다.

교육부는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내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보통의 국책 사업은 중앙정부와 광역단체·기초단체 등이 재정 부담을 서로 나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고교 무상교육의 부담을 모두 떠안을지 아니면, 지자체와 나눌지도 아직 확실한 게 없다. 자칫 잘못하면 서울 자치구들은 무상보육, 고교 무상급식, 고교 무상교육 등 삼중고를 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정책의 우선순위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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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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