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원순이 불 지르고 정부가 꺼야 하는 주택시장

[사설] 박원순이 불 지르고 정부가 꺼야 하는 주택시장

입력 2018-08-27 22:18
수정 2018-08-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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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개발’ 7주 만에 보류, 무책임 행정 정부 공급대책으로 불안심리 잡아야

국토교통부가 고삐 풀린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 어제 종로·중·동작·동대문 등 강북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서울·수도권 30여곳에서 30만 가구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한다는 내용의 ‘8·27 집값 대책’을 내놨다. 서울 집값이 지난 3월 이래 8% 이상 뛴데 따른 것이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을 올리는 세법개정안을 지난달 말 내놓았는데 이 법이 국회에 상정도 되기 전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이 나오는 과정을 보면 정부의 부실한 대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졸속 개발정책의 위험성을 새삼 깨닫는다. 이번 집값 상승이 기존 정부 대책에 문제가 있던 차에 용산구와 여의도를 통째로 개발하겠다는 지난달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싱가포르 선언’으로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해 집값이 오르면서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이 일곱 차례나 된다. 서울 등 집값 급등 지역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대출 조이기 등 금융규제를 했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고 강북까지 확산됐다. 보유세를 강화하고, 다주택자에게 임대주택사업 등록을 독려하면서 시장에 매물 품귀 현상이 초래됐지만, 정부는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 공급 대책도 수요자가 원하는 서울이 아니라 경기·인천 등이었고 이마저도 인·허가 절차 등을 밟느라 제때 내놓지 못했다. 이런 주택시장에 박 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표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다.

박 시장이 그제 통개발을 ‘보류하겠다’고 밝혔지만, 백지화가 아닌 만큼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동안 토건족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박 시장이 ‘통개발’을 선언한 것은 대권을 의식한 정치적인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4곳에 경전철을 설치하겠다는 정책도 국토부의 협조가 없으면 어려운 만큼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은 유리그릇 다루듯 해야 한다. 주택이 재테크와 투기의 대상이 됐지만, 서민에게는 절실한 생활의 공간이다. 서울시는 통개발에서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국토부와 긴밀히 협의하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도 부동산 대책의 부작용도 예측하고 대비하는 등 좀더 세밀해져야 한다. 부동산 시장도 심리가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에 신규 주택 추가공급 대책을 포함시켰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울과 ‘소비자가 선호하는 수도권’에 가시적인 공급 계획을 발표해 집값 상승 불안 심리를 선제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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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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