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추행 조사, 전·현직 장관도 예외 없이 해야

[사설] 성추행 조사, 전·현직 장관도 예외 없이 해야

입력 2018-02-02 22:48
수정 2018-02-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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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서지현 검사의 폭로 여파가 일파만파다.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에서부터 기초의회 의원,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피해자들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 미투 열풍이 몰아쳤지만, 우리나라는 무풍지대였다. 하지만 서 검사의 폭로로 숨죽였던 고통의 목소리들이 하나둘씩 터져 나오고 있다.

검찰은 조희진 서울 동부지검장을 단장으로 하는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꾸렸다. 검찰을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제대로 된 조사가 가능할지 의문스럽다. 설령 조사를 한다고 치더라도 이른바 ‘셀프조사’의 결과물을 국민이 믿어줄지 심히 우려스럽다.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은 검찰을 떠났고, 당시 임은정 검사의 문제제기에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고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진 최교일 전 검찰국장은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이다. 현장에 있었던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옷을 벗은 지 오래다. 그뿐인가. 서 검사가 폭로에 앞서 지난해 피해 사실을 담은 이메일을 통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면담 요청을 하고, 이후 법무부 간부가 면담을 했음에도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는 법무부는 검찰의 상급기관이다. 과연 이들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조사를 할 수 있을까.

법무부 장관도 2일 뒤늦게 유감 표명과 함께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운동가인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서지현 검사 건 등 검찰 내 성추행은 검찰 조사단에서, 그 외 법무부와 산하기관의 성희롱과 성범죄는 권 위원장의 대책위원회가 맡는 ‘투 트랙’ 구조다.

우리는 여기서 먼저 두 가지를 짚고자 한다. 우선은 박 장관이든 최 의원이든 조사에 어떠한 성역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그 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조사 결과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객관성을 띤 기관이 맡아야 한다. 검찰이 아무리 철저히 조사해도 국민이 납득하지 않으면 모두 헛수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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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에서 검찰의 조사단을 민간인이 단장인 법무부 대책위가 흡수하든지, 아니면 대책위에 조사단을 귀속시켜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것을 권한다. 그래야만 결과에 대한 신뢰도 확보하고, 우리 사회의 성추행 방지 노력이 결실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현직 장관과 의원 등 관련자 전원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2018-02-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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