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교육청 ‘친일사전’ 배포 심사숙고해야

[사설] 서울교육청 ‘친일사전’ 배포 심사숙고해야

입력 2015-11-09 17:58
수정 2015-11-09 23: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울시교육청이 다음달부터 서울 시내 모든 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든 ‘친일 인명사전’을 비치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아직 이 사전을 구비하지 않은 551개 중·고교에 내년 초까지 모두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친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그런 순수한 뜻이라면 누구도 섣불리 토를 달 일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하필 이 시점에 논쟁의 불씨를 굳이 보태야 하는지 걱정부터 앞선다는 사실이다. 국정화 교과서 논란으로 가뜩이나 교육 현장이 어수선한 마당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친일 인명사전 배포 사업이 포함된 2015년도 서울시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시의회가 1억 75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시교육청이 추진하려 했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보수 성향 단체와 학부모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사전이 이념편향적이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반발이 거세지자 부담을 느낀 일선 학교들이 교육청의 지원을 꺼린 탓이다. 당시 일부 학부모 단체는 인명사전 구입비를 요청한 학교의 명단을 밝히겠다며 시교육청에 정보 공개를 청구하기도 했다.

논란의 불씨를 굳이 이런 때에 다시 점화시켜야만 하는지 답답하다. 학교 안팎이 찬반 다툼으로 또 몸살을 앓고 이념 논쟁에 휩쓸릴 여지가 많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서울시의회가 일선 학교에 특정 학습자료를 일괄 배포하는 일에 소매를 걷었던 적이 이전에 또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친일 인명사전은 2009년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일제강점기 때 친일 활동을 했다고 판단한 인물 4300여명의 행적을 수록한 책이다. 편찬 당시부터 좌파 역사단체가 친일 기준을 자의적으로 설정했다는 지적과 함께 객관성 논란에 휩싸였다. 광복 직후 반민특위가 지목한 친일 행위자보다 6배나 많은 데다 친일 인사로 분류하기에는 무리 있는 인물도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윤선희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의원장 선임

서울시의회 윤선희 의원이 지난 8월 31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서울시 및 산하 관련 기관의 예산과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상임위원회다. 시민들의 풍요로운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생활체육 활성화를 지원하며, 서울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점검하는 등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분야를 폭넓게 다룬다. 이번 선임은 제12대 서울시의회 출범과 함께 의정 활동에 첫발을 디딘 윤 의원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임기 초반부터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앞으로 펼쳐질 의정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윤 의원은 “의정을 시작하자마자 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며 “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정책들이 서류상의 계획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생활과 체육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고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민 누구나 거주 지역이나 형편에 관계없이 문화와 체육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육 시설과 문화 프로그램이 부족한 지역에 대한 지원을 세심하게 살피겠다”
thumbnail - 윤선희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의원장 선임

이러니 미묘한 시기에 국정 교과서에 맞불을 놓는 작업이라는 시선을 거두기도 어렵다. 설령 역사 교육의 의도가 순수하다 할지라도 도서관에 비치할 책 한 권이 학교, 교사, 학부모들 간 갈등을 조장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교육 현장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또 다른 ‘역사전쟁’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

2015-11-1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