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천권 국민에 주겠다던 여야 어디 갔나

[사설] 공천권 국민에 주겠다던 여야 어디 갔나

입력 2014-07-04 00:00
수정 2014-07-0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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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스토커가 되겠다”고 했다. 7·30 재·보선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내세우기 위해 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한 말이다. 그의 이 말은 이번 재·보선에 여야가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국민에게 했던 다짐까지도 얼마든 뒤집을 수 있는 집단이 여야 정치권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야, 그 가운데서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둔 지난 2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며 당헌 당규를 개정,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상향식 후보 경선을 정당후보 추천방식의 원칙으로 명문화했다. 당 지도부가 특정인사를 찍어 공천하는 ‘전략공천’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시행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원칙이 허물어졌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새누리당은 그럭저럭 그런 시늉이라도 내며 6·4지방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 뒤 새누리당은 전혀 딴판이 됐다. 전략공천이 원칙이고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상향식 공천, 즉 후보 경선을 실시하는 쪽으로 뒤바뀌었다. 7월 재·보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김 전 지사를 당 사무총장이 ‘스토커’를 자처하며 좇는 것 하며, 경기 평택 출마를 희망하던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기의 다른 선거구에 출마시키려 모색하는 것 하며 한마디로 당 지도부, 그것도 대표가 비어 있는 지도부 몇몇이 당 공천을 쥐락펴락하는 형국이다. 출마 희망자들이 장기판의 졸이 결코 아니며, 15곳 재·보선 선거구의 유권자들이 입장권을 사들고 모인 야구장 관중도 아닐진대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다를 바 없다. 안철수 대표는 서울 동작을 후보로 측근인 금태섭 당 대변인을 내세우려다 당내 반발에 막히자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 공천했다. 경기에서만 4선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은 당 텃밭인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지역 출마 희망자들의 반발에 부닥쳤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아무 연고도 없는 경기 김포에 공천을 신청했다. 어디에도 유권자의 뜻을 살핀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7·30 재·보선 후보 등록 마감이 일주일 남았건만 여야는 15곳 선거구 대부분을 지금껏 비워놓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하향식 공천에 따른 잡음과 상대 패를 보고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정략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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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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