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당 패배’뒤 놓친 국정쇄신 마지막 기회다

[사설] ‘분당 패배’뒤 놓친 국정쇄신 마지막 기회다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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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다음 날인 어제 아침 일찍부터 모였다. “책임을 통감한다.” “통렬하게 반성한다.” “쇄신해야 한다.”는 등 자성과 각오가 쏟아졌다. 지난 4·27 경기 분당 보궐선거 참패 때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발언들이다. 10·26 재·보궐선거 뒤에도 똑같은 말이 나오는 것을 보니 6개월 동안 허송세월만 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6개월 전에는 이번 재·보선이라는 기회가 있었다. 이젠 내년 4월 총선, 12월 대선밖에는 없다. 앞으로 남은 6개월이 여권에는 마지막 기회다.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리려면 전면 쇄신하는 길밖에 없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에는 원인 진단부터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이 패배의 근원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바로잡는 균형추 역할을 하지 못하고 무력감만 드러냈다. 그런 터에 내곡동 사저 논란과 측근 비리 의혹은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패배의 출발점을 비켜 나간 채 반성을 외쳐봐야 공허할 뿐이다. 기초단체장 8곳을 석권했다고 해서 서울의 패배를 덮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졌다고 할 수 없다는 안이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책임 회피성 자세로는 위기 극복의 단초를 찾을 수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7·4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이후 3개월 반을 허비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휘말리고, 재·보선에 매달리느라 민생을 외면했다. 이제는 그들의 고통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대학생, 비정규직, 청년 실업자, 일용직, 저소득층에게는 좌·우 논쟁도, 정치꾼들의 공방도 의미가 없다. 오로지 뛰는 물가를 잡고, 전·월세난을 덜고, 일자리를 만들고, 등록금을 낮추고, 복지 혜택을 받는 생활경제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를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인적 쇄신 방안을 놓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도부 총사퇴, 청와대 참모진 개편, 공천 개혁, 인재 영입 등이 방법론으로 제기된다. 인적 쇄신만으로는 변화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사람 바꾸기란 겉치레에 치중하지 말고 질적·제도적으로 확실히 쇄신해야 한다. 여권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사즉생’의 각오로 살려주기 바란다. 지리멸렬한 여권은 국민의 삶을 더욱 힘들고 지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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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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