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구를 위한 진흙탕 싸움인가

[사설] 누구를 위한 진흙탕 싸움인가

입력 2004-11-01 00:00
수정 2004-11-0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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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쟁’에서 비롯된 국회파행과 여야의 강경대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으로 비난한 이해찬 국무총리는 한나라당이 먼저 ‘좌파 공세’에 대해 사과하라고 버티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를 파면할 때까지 국회 활동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중재에 나서야 할 열린우리당은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고 나섰다. 정치권이 뒤엉켜 진흙탕에서 뒹구는 형국이다. 나라꼴이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국민된 처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 나라밖은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대선이 눈앞에 다가왔고, 중국의 금리인상은 우리의 수출전선에 비상을 걸었다. 나라안 서민들은 경기회복과 민생안정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고작 정부와 정당의 지도자들이 국가전략과 민생안정을 팽개치고 당파적 힘겨루기만 한대서야 말이 되는가. 국민들은 돈도 안 되고 밥도 안 되는 ‘색깔 논쟁’이나 ‘정치권의 힘겨루기’에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 총리쯤 되는 최고지도자가 야당을 극도로 자극하는 발언을 함부로 하고, 제1야당이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내외 정세는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국가지도자들이 싸움할 때가 아니고 머리를 맞댈 때다. 상생정치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나라가 거꾸로 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이 총리나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까지 가세해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은 국가지도층으로서 직무유기임은 물론,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다. 이 총리와 한나라당은 무조건 국회파행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당장 국정에 임해야 한다.

2004-11-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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