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정책의 성공과 실패 사이/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정책의 성공과 실패 사이/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입력 2013-04-02 00:00
수정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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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새 정부의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은 꽉 막힌 거래에 우선 물길을 터주자는 방향으로 이해된다. 가계 부채가 100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과잉·부실 대출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4·1대책’의 효과에 대해 벌써 이런저런 말이 나오지만, 더 두고 보면서 시장의 흐름을 살펴야 할 것이다. 효과 여부는 정책 집행에 관한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

새 경제팀은 정책의 기획보다 집행에 무게를 더 두고 있는 듯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정책이 10%라면 집행은 90%”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우리도 말의 성찬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게 더 값지다고 배웠다. 중요한 정책이 여러 눈치를 보느라 단지 얕은 수에서 나왔거나, 집행도 되기 전에 쓸데없는 정쟁의 희생물로 나뒹군다면 당연히 성공할 수 없다. 또 그 피해는 정책 대상자들이 뒤집어쓴다는 사실을 이전에도 여러 차례 봐 왔다.

1936년 미국 남서부 콜로라도 강에 높이 221m, 너비 200m의 초대형 댐이 들어섰다. 이 후버 댐 공사에는 4년간 인부 5000명과 길이 1500㎞ 열차에 실을 만큼의 자재, 너비 1m 도로로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만큼의 콘크리트가 투입됐다. 공사 중에 유독가스 유출과 화약폭발 사고로 많은 인명 피해가 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계획은 그대로 진행됐다. 당시 미국의 상황이 물러설 수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가계 부채가 폭증하면서 증권시장이 붕괴되고 은행예금이 대량 인출되면서 도시 개발 거품이 꺼지는 바람에 3400만명이 부랑민처럼 떠돌던 국가적 위기였다. 결국 대단위 수력발전을 통한 전력의 생산은 미국을 경제공황에서 벗어나 최강국에 오르게 하는 디딤돌이 되었다. 개발론을 마냥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뉴딜 정책’은 분명히 성공적인 정책이었고 집행이었다.

그런데 용산 국제업무단지 개발은 어떤가. 자금 조달에 애를 먹으면서 출자사 간 대립으로 31조원짜리 사업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최근 사업 진행에 물꼬를 찾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와중에도 ‘처음부터 이렇게 했다면’ ‘누구누구의 책임인데’ ‘정부가 뭔가 풀어야’ 등 황당하고 무책임한 말들이 들린다. 개발계획에 발이 묶인 서부이촌동 2300가구 주민들도 답답할 것이다. 그렇지만 보상 문제만 봐도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일까.

먼저 코레일은 용산 부지를 개발하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서울시로부터 계획 확대의 솔깃한 제안을 받고 찬성했다. 이게 과욕이란 말인가. 서울시는 이미 한강 개발을 추진 중이었고, 부지 인근의 서부이촌동만 빼놓으면 그곳은 폐허촌이 될 게 뻔하다고 판단했다. 그럼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세계 경기와 부동산의 침체를 꿰뚫지 못한 게 잘못이란 말인가. 전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시세를 뛰어넘는 보상을 구두약속하면서 사업을 신속히 진행하려고 한 게 실수인가, 아니면 롯데관광개발이 보상 약속을 그대로 인수받아 어떻게 하든 사업을 마무리하려는 게 참담한 결과의 원인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혹시 주민들은 엄청난 보상 약속에 만세를 불렀고, 몰려든 투기꾼들에게 이미 ‘딱지’를 팔아넘긴 일은 없는가. 그러니까 이 모두가 누구의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지금에 와서 공익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푸념이나 늘어놓고 사욕을 채우려고 뒷다리나 잡는다면, 그게 정말 잘못일 것이다.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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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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