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가두었던 내 몸이 수상하다
여름내 비워두었던 내 몸
설마 했던 근심이 까맣게 자라고 있다
큰일이다 한바탕 그대와 더불어 살 맞댄 일
씨알씨알 자라고 있다니
함부로 칼집 내며 들어왔던 햇살도
미필적 고의가 아니었구나
건드릴수록 상처는 덧나기 십상이라는데
아랫도리가 썬득썬득하다
배암처럼 다녀간 쭈삣한 네 흔적
오소소 떨며
분홍치마 새로 굽어본다
2010-04-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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