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물쇠와 열쇠/노주석 논설위원

[길섶에서] 자물쇠와 열쇠/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09-02-04 00:00
수정 2009-02-04 01:0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남산에 올랐다. 금호산∼매봉산∼국립극장을 거쳐 1시간30분여 올라갈 때는 한적했다. N타워에는 인파가 북적인다. 버스편으로 손쉽게 262m짜리 남산을 정복한 사람들이다. 가족 나들이객과 외국인도 더러 눈에 띄지만 젊은 연인들이 유독 많은 듯하다.

이곳에 젊은이들이 꼬이는 이유는 ‘사랑의 자물쇠’ 때문이라고 한다. 전망대의 추락방지용 철선이 자물쇠의 울타리로 변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온갖 자물쇠와 사연이 시네마스코프로 펼쳐진다. 중국 황산의 서해대협곡 입구가 원조다. 열쇠를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던져버리면 열쇠를 찾기 전까지 사랑이 깨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한다.

자물쇠는 구약성서와 이집트 벽화에 등장할 만큼 오래됐다. 지키거나, 막는 것의 최고 상징물이다. 사랑을 자물쇠로 영원히 채워버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제는 열쇠다. 열쇠는 없애버려야 하지만 영악한 요즘 젊은이들은 아예 한개씩 나눠 갖는다. 사랑이 변하면 언제든 누구든 풀고, 빼버릴 수 있단다. 편리하고도 경박한 사랑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9-02-0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인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