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가 올해 새 학기를 맞아 분위기를 일신했다고 한다. 교수들이, 예전처럼 강의 첫 날이라고 해서 출석만 부르거나 휴강을 해 시간을 때우는 대신 한 학기 강의계획서를 나눠주고 자세히 설명해 주는가 하면 강의 진도와 상관없는 특강을 알차게 준비해 들려주는 ‘친절’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학생들은 한편으로 ‘빡빡한 수업’ 진행을 우려하면서도 강의의 질이 높아지리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현상이다.‘학문의 전당’이라는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대학들은 그동안 제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적잖은 교수들이 강의와 연구활동을 도외시하고 정계 진출 등 외부를 기웃거리는 바람에 ‘부실 강의’가 학생들에게 큰 불만요소로 작용해 왔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내린 강의평가에서는 시간강사들이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았고 전임교수진은 뒷전에서 손가락질 받기 일쑤였다. 이같은 현실에서 동국대가 지난 학기말 대학가에서는 처음으로 교수들의 강의평가 점수를 전면 공개했고 그 결과가 이번에 강의 분위기 전면 쇄신으로 나타난 것이다.
동국대 교수들은 지난 10일 강의평가 공개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 등 여전히 불만인 모양이다. 하지만 ‘교수 철밥통’을 위해 학생이 존재하는지, 학생과 학문의 발전을 위해 교수가 필요한지를 한번 더 생각하면 이는 논란의 대상조차 되지 않음을 쉬이 알 수 있다. 동국대가 이 봄에 꽃피운 ‘캠퍼스 혁명’이 다른 대학들에도 바로 퍼지기를 기대한다.
2008-03-13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