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직전 탈출한 유조선…위기서 빛난 선원들 판단

호르무즈 봉쇄 직전 탈출한 유조선…위기서 빛난 선원들 판단

정철욱 기자
정철욱 기자
입력 2026-03-05 17:18
수정 2026-03-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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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주위에서 작전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보트들. AF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주위에서 작전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보트들. AFP·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 직전 유조선 한 척이 해협을 빠져나온 뒤 우리나라로 향하고 있어 선원들의 기민한 판단이 주목받고 있다.

5일 전국해운노조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글 벨로어’호가 이라크 남부 알 바스라에서 출항했다. 이 선박은 HD현대오일뱅크의 원유를 수송하던 길이 336m의 대형 유조선으로, 출항 이틀 뒤인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예정이었다. 당시 싣고 있던 원유는 200만 배럴로, 우리나라의 하루 원유 소비량과 비슷한 정도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자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는 상선에 무선으로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선원들은 신속한 판단으로 운항 속력을 높여 봉쇄 직전 해협을 빠져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얕아 대형 유조선이 고속 운항을 하면 선체 바닥이 해저에 닿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고, 수심이 깊은 곳은 이란 영해에 걸쳐 있어 쉽지 않은 판단이었다.

박상익 전국해운노조협의회 본부장은 “항해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선원들이 허용된 환경 내에서 최적의 방법을 찾아 운항하면서 해협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한 것”이라며 “선장 등 승선원들이 최상의 결단을 내려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선박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포할 당시 위치, 항해 여건 등이 여의찮아않아 해협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해협 통과를 시도하지 않는 게 더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인 페르시아만에는 지난 4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선박이 26척 있으며, 이 선박에 한국인 144명을 포함한 597명이 타고 있다. 또 외국 국적 선박에 한국인 42명이 승선해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한국인은 모두 186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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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본부장은 “불안 속에 있는 선원에게 안정감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와 선사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보호 대책을 세우고, 선원들을 지속해서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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