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행복론 제2막/구본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행복론 제2막/구본영 논설위원

구본영 기자
입력 2008-03-13 00:00
수정 200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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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친구 몇명과 이른바 ‘번개 산행’에 나섰다. 잔설이 녹아 질퍽거리는 북한산 자락에서 비로소 봄을 체감했다. 이미 경칩도 지나고 춘분을 앞두고 있건만….

절기의 변화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근황에도 무신경했음을 알게 됐다. 삼삼오오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화려해 보이는 외형적 일상의 이면에 깃든 애환까지 알게 되면서다. 대학 진학을 앞둔 자식 걱정에 여념이 없는 친구는 여럿이었다. 취직 대신 고시공부하는 아들 때문에 애태우는 친구도 있었다. 세상은 공평한 것인가. 누구나 부러워하는,‘잘 나가는’ 친구에게도 실은 말 못할 고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쌓아놓은 이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최소한 그만큼 더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것도.

그렇다면 행복도 오늘의 삶을 겸허히 긍정하는 가운데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봄의 정취와 함께 그런 예감을 덤으로 느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마라톤의 반환점처럼 정해져 있는 건 아닐 터이기에.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08-03-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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