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식탐/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식탐/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8-01-31 00:00
수정 2008-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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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공직자, 경제인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였다. 그날 따라 모두 먹성들이 좋았다. 그릇이 잇따라 깨끗이 비워졌다. 누군가 “다들 어렵게 컸나봐.”라고 했다. 생활 형편을 떠나 1950,6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음식을 남기는 것은 죄악이었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몇 알의 쌀이라도 흘리면 수챗구멍을 일일이 손으로 훑으셨다. 그런 기억 때문일까. 결혼 후 두 아들이 남긴 음식을 꾸역꾸역 먹곤 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자리에서도 식탐이 있는 양 비치게 되었다. 의사인 매제는 위 안에 풍선 비슷한 것을 넣어 식사량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한의사 친구는 과식의 유혹을 느낄 때 둘째 손가락 손톱 가장자리를 세게 누르라고 했다.

그러나 몸이 요구하는 대로 살기로 했다. 음식을 앞에 두고 깨작거리는 이들이 잘되는 것 못 봤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어느 분야에서건 일가를 이룬 이들을 보라. 얼마나 맛있고 탐스럽게 음식을 먹는지.” 건강을 해칠 정도가 아니라면 식사량에 신경쓰지 않는 게 활기찬 삶에 도움이 될 듯싶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8-01-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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