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의 내금강 관광길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가 국회에 국감자료로 낸 ‘내금강 도로 점검 결과’를 보면 금강산 관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난다. 내금강 비포장 길 32㎞의 도로와 교량 가운데 20곳에서 과다 균열이나 붕괴 위험 같은 징후가 발견됐다. 온정리에서 출발해 관광객이 가장 먼저 지나는 단풍 9다리는 균열과 날개벽 붕괴 위험, 상판 하부 균열 발생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어 3.06㎞ 지점의 단풍 5다리와 26.2㎞ 지점의 내금강초소교량은 노후화로 상판과 교대에 균열이 과다하게 생겨 붕괴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관광객들이 차를 타고 건너는 다리 두 곳은 통나무로 급조한 것으로 우기에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내금강 코스가 일반에 공개된 것은 지난 6월1일이다. 정부가 실사단을 꾸려 길을 점검한 것은 관광객이 이미 다니기 시작하고도 한참 지난 같은 달 27일이었다. 그나마 육안 점검에 불과했다. 장비를 동원해 낡은 다리가 어느 정도의 하중을 견디는지 정밀 조사한 것은 만물상1교 한 곳밖에 없었다니 정부의 안전 불감증에 기가 막힐 뿐이다. 국민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민간 사업자에게 서둘러 관광객들을 유치토록 한 것은 범죄 행위에 가깝다. 그래 놓고도 정부는 “긴급 보수 등의 응급조치를 취해 당장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배짱 좋게 말하고 있다.
얼마 전 외금강 무룡교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같은 일이 내금강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정부는 현대아산과 시설물 관리를 맡고 있는 북측 등 3자 공동으로 즉각 정밀 진단과 보수에 나서야 한다.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는 관광객을 내금강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 백두산으로 확대될 북한 관광이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일이어서는 곤란하다.
2007-10-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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