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종전선언 한국 혼자만 하나? /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종전선언 한국 혼자만 하나? /김미경 정치부 기자

입력 2007-10-26 00:00
수정 2007-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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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남북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남북정상선언문에 종전선언의 주체로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라고 명시되자 중국의 포함 여부를 놓고 외교적 마찰까지 우려되는 상황을 겪었다. 이어 엊그제엔 청와대와 외교부가 종전선언의 개념과 시기 등을 놓고 엇박자를 보여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1일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상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며 종전선언을 위한 3·4자 정상회담의 임기내 개최에 대한 희망을 피력한 뒤 노 대통령과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급기야 백종천 안보실장은 24일 강연에서 “3·4개국 정상들의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을 이제 시작하자는 관련국들의 정치적·상징적 선언”이라며 종전선언을 위한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외교가는 청와대의 이같은 ‘드라이브’에 냉담하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백 실장이 강연한 지 몇시간 뒤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백 실장 발언이)혹시 와전된 게 아니냐.”며 공개적으로 반박 의견을 내놨다. 송 장관은 “평화협상 개시선언과 종전선언은 전혀 다른 것”이라며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을 맺을 때 문서의 첫 부분에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한 소식통은 “청와대가 3·4자 정상회담을 서두르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오히려 관련국들이 이를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우려했다.

청와대와 외교부의 엇박자에 미국은 외교부의 손을 드는 모습이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5일 “평화협정이 종전을 의미하며 그것이 법적이고 정치적 차원”이라며 비핵화 이후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은 한국만이, 또 남북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이벤트성’ 추진은 외교적 고립을 야기할 수 있음을 청와대는 알아야 할 것이다. 관련국과 협의를 진행, 착실히 준비하되 임기 내 가능성이 없다면 다음 정권에 부담은 되지 않아야 한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2007-10-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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