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재개 합의에 맞춰 대북지원 재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개최에 긍정적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단된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꽉 막힌 남북관계에 숨통을 틀 교류협력 조치들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여기엔 상호성의 원칙이 필요하다. 북이 미사일을 쏘고, 핵 실험을 한 마당에 달랑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만 갖고 중단된 대북지원을 재개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북한을 다녀온 민노당 지도부에 따르면 ‘김영남 위원장은 인도적 지원 문제와 당국자간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민노당측이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쌀 지원을 중단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남한 정부가 정치안보적 이유로 인도적 사업을 중단했으니, 남측이 먼저 쌀을 지원하면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겠다거나 적어도 이산가족 상봉과 쌀 지원을 연계하겠다는 뜻인 것이다. 인도적 문제를 꺼내 남한 정부를 압박하면서 이를 통해 쌀 50만t과 비료 10만t의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라 하겠다.
일련의 북핵 정국은 남북간 교류가 한반도 안보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일조했으나 북핵 저지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정부는 6자회담 재개를 앞둔 지금이라도 대북정책의 목표와 과제들을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핵실험 전 구상한 ‘포괄적 접근방식’을 현 상황에 맞춰 조정하고, 대북지원도 9·19공동성명의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맞춰 순차적으로 재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슨 일이 터지면 말부터 앞세우는 당국자들의 조급한 자세부터 다잡아야 함은 물론이다.
2006-11-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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