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백화점은 변신 중/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CEO칼럼] 백화점은 변신 중/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입력 2006-08-14 00:00
수정 2006-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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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폭염을 피해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아니면 해외로 떠난다. 특히 여름엔 도시 탈출의 ‘엑소더스’ 행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도심에서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 백화점도 바로 그런 곳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시원하고 쾌적한 매장에서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된 멋진 상품들을 즐기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곁들인 레스토랑에서 세계 각국의 진미를 맛보며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감상하는 곳이다. 그런데 백화점이 이런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 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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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과거에 백화점은 유통업의 맏형격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소비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원하는 상품을 재래시장 아니면 백화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러나 소비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대형 마트,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새로운 업태가 출현하게 되었고 백화점은 이들 업태와의 경쟁 속에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백화점 고유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화점은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들이 제법 많다. 국내 최초의 여대생 아르바이트 공개 채용(1969), 국내 최초의 크레디트카드제 도입(1969) 등. 재미있는 것은 1967년 10월23일, 신세계백화점이 실시한 국내 최초의 바겐세일 현수막 문안이다.‘철 지난 재고 상품을 반값에 판다.’였다. 지금 보면 참 직설적인 광고 문안이다.

예전의 백화점 ‘업(業)’은 입지산업, 부동산업의 성격이 강했다. 즉, 목 좋은 곳에 건물을 짓고 임대를 주는 형태로 사업을 영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너지 산업, 생활밀착형 산업으로 변모하게 됐다. 신선한 상품과 서비스로 끊임없이 개별 고객들의 가치를 창출하는 ‘신선도가 생명인 산업’이며,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생활문화 창조산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외국에서 백화점은 지역의 상징이자 문화생활의 척도를 나타낸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블루밍데일은 매년 ‘뮤지컬 숍’을 열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같은 유명 뮤지컬을 공연한다. 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굿맨은 최고급 레스토랑인 ‘BG’를 매장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 있는 웨스트필드 쇼핑몰은 최근 자연 채광 및 고급 소재 인테리어를 활용해 푸드코트를 리뉴얼했는데, 그 넓이가 무려 1000평에 달하며 지역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이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터지면 사람들은 ‘백화점식 비리’라는 말을 흔히 쓰곤 했다. 이는 백화점이 잡다한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식하에서 나온 듯하다. 그러나 이제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고객들의 풍요로운 생활을 제안하고 행복을 가꾸는 ‘라이프 스타일 어드바이저’로서의 기능을 해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백화점도 도시의 얼굴이요, 국제화된 수준을 상징하는 곳이 돼 가고 있다. 백화점은 지금 3대가 함께 방문해 생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얻으며 보고, 거닐고, 대화하고, 즐기며 서비스를 향유하는 문화 체험공간으로 변신 중인 것이다. 유난히 더운 올 여름, 유명 관광지에서의 피서도 좋지만 도심에서 업 그레이드된 문화생활을 경험해 보는 것도 더위를 식히는 괜찮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
2006-08-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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