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포스트 카스트로/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포스트 카스트로/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6-08-09 00:00
수정 2006-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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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 케브라초의 비중은 1.49. 물에 던지면 가라앉는다. 일명 카과이란이라고도 불리는데 잘 썩지 않고 조밀하며 강도가 높아 건축용 자재로 쓰인다. 타닌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그 추출물을 제혁용으로도 사용한다.

장수술을 받아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수술 후 친구들을 만나 “나는 카과이란”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의 전언이다. 달변가인 카스트로가 불사조와 같은 끈질긴 생명력의 나무에 비유해 다시 일어설 것임을 호언한 것이리라.

하지만 카스트로가 워낙 고령인 데다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포스트 카스트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의 룰라, 칠레의 바첼렛 등 온건 좌파 지도자들은 카스트로의 쾌유를 기원하는 데 머물지만, 반미의 깃발을 높이 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나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등은 반미 세력의 구심점 역할에 대한 희망을 숨기지 않는다.

이들이 반미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나서는 데는 라틴 아메리카의 기막힌 현실이 놓여 있다. 쿠바는 1990년대 초 사회주의권이 몰락하면서 한때 기름도 비료도 다 끊기는 고통을 받았지만 유기농업, 의료 인력 양성, 관광산업 진흥 등으로 2005년도 1인당 국민소득을 3500달러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쇠고기 굽는 향기가 도시의 골목을 흐르던 아르헨티나는 미국이 처방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모범적으로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이 2003년 3860달러에 머물고 있다. 좌파가 미국을 향해 두루두루 할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차베스나 모랄레스가 카스트로만한 권위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민주화로 장기집권이 어렵다든가, 반대파를 제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고,“쿠바 혁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효력을 다했으며 카스트로 없이는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권은 시계추처럼 좌로 우로 흔들린다. 펜듈럼 이론도 있다. 흔들리는 추 너머로 카스트로 이후를 내다보는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고민은 깊어 간다. 주여, 어디로 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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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2006-08-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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