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친구와는 술 한잔도 인사동에서 마시는 게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역시 ‘촌놈근성’일 터이다. 종로에서 만나 인파를 헤치며 걷는 길, 가끔 나누는 눈빛만으로도 푸근하다. 인사동 초입에서 친구가 걸음을 멈춘다.“야!아직도 저런 걸 파네. 누가 사 신지?” 고개를 돌려보니 좌판에 흰고무신, 검정고무신이 나란히 놓여있다.
“절에 가봐. 고무신 신은 스님들 아직도 많더라.” “저거 보니 옛날 생각 나네. 고무신으로 배도 만들어 띄우고 물도 푸고. 하하, 너 큰 물 구경갔다가 신발 떠내려갔다고 울고불고….” 과묵하던 친구도 모처럼 마주친 고무신 앞에서는 들뜨나 보다.
중년쯤 된 사람들은 고무신과 얽힌 사연 한 둘 정도는 품고 있을 것이다. 새 신을 아낀다고 허리춤에 매달고 뛰던 친구, 얼른 해져야 새 걸 산다며 돌에 갈던 녀석…. 옛일을 추억하는 친구의 얼굴이 풍선을 든 아이처럼 환하게 빛난다. 인사동의 고무신 좌판은 머리 희끗한 사내 둘을 단숨에 개구쟁이 시절로 데려다 주었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절에 가봐. 고무신 신은 스님들 아직도 많더라.” “저거 보니 옛날 생각 나네. 고무신으로 배도 만들어 띄우고 물도 푸고. 하하, 너 큰 물 구경갔다가 신발 떠내려갔다고 울고불고….” 과묵하던 친구도 모처럼 마주친 고무신 앞에서는 들뜨나 보다.
중년쯤 된 사람들은 고무신과 얽힌 사연 한 둘 정도는 품고 있을 것이다. 새 신을 아낀다고 허리춤에 매달고 뛰던 친구, 얼른 해져야 새 걸 산다며 돌에 갈던 녀석…. 옛일을 추억하는 친구의 얼굴이 풍선을 든 아이처럼 환하게 빛난다. 인사동의 고무신 좌판은 머리 희끗한 사내 둘을 단숨에 개구쟁이 시절로 데려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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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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