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성적부풀리기’ 막을 의지가 없다/나길회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성적부풀리기’ 막을 의지가 없다/나길회 사회부 기자

입력 2005-01-21 00:00
수정 2005-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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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고교들의 ‘성적 부풀리기’가 심각한데 서울시 교육청은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난 몇달간 교육청이 보여준 태도를 보자. 지난해 11월. 교육청은 ‘성적 부풀리기 특별장학지도’를 실시했다. 제대로 하려면 ‘시험 문제를 알려준 사실이 있는지, 참고서 문제를 그대로 냈는지’ 꼭 조사해야 했다. 그러나 소득은 없었다. 취재진들이 따지자 ‘사흘 동안 시험지를 모두 검토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했다.

12월6일.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교육청은 ‘종합대책’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1,2학년 조사 결과를 1월 중순 공개하겠다고 했다.1월19일. 교육청은 약속대로 195개 일반고 1학기 시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5곳 중 1곳은 성적을 부풀렸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직접 조사한 것이 아니었다. 현장지도를 나가서 밝혀낸 게 아니라 지난해 말 감사 때 학교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것이었다. 교육청측은 이를 뒤늦게 실토했다. 결국 교육청이 스스로 시험 문제와 성적을 확인하고 밝혀낸 것은 없는 셈이었다.

그나마 분석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감사 자료를 통해 부풀리기의 실상을 확인하고서도 제대로 지도를 하지도, 개선책을 내놓지도 않았다. 그저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보여주기식’ 지도만 한 꼴이다. 예방이 먼저가 아니라 실태를 먼저 확인하고 제재를 가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했어야 옳았다. 어물쩍 넘어가려는 이런 태도를 ‘제 식구 감싸기’로 아니 볼 방법이 없다. 교육청측은 “한 장학사가 3∼6개 학교의 시험지를 며칠 안에 보고 부풀리기를 밝혀내는 건 어렵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누가 서둘러 조사를 끝내라고 했는가. 이런 답답한 행정 태도로 교육 현장의 폐단을 고치기는 힘들다. 이러니 학생이나 교사나 교육당국과 교육정책을 믿고 따르려 하지 않는 것이다.

나길회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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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irina@seoul.co.kr
2005-01-21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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