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양도세 갈등 1년 빨랐더라면/김성곤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양도세 갈등 1년 빨랐더라면/김성곤 산업부 차장

입력 2004-12-08 00:00
수정 2004-12-0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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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구 3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방침을 놓고 당·정·청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 김영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이 참석, 당·정·청 고위협의회를 열었지만 양도세 중과 시행시기 조율에는 실패했다. 연말이 코앞인데도 내년 1월 제도 시행여부를 놓고 벌이는 양측의 갈등은 아직도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은 아예 제출도 못했다. 당·정·청 갈등은 평소에도 종종 있어 왔다. 그러나 이내 정부나 당이 먼저 꼬리를 내리는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다시피 했다.

지난달 12일 이 부총리의 양도세 중과 시행시기 1년 연장 발언으로 시작된 ‘양도세 갈등’이 한달여를 끌고 있다. 한쪽이 연기를 주장하면 다른 한쪽은 제때 시행을 강조하는 등 ‘핑퐁식 주고받기’는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당·정·청간 갈등으로 인한 역기능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로 다주택자들 가운데 일부는 집을 팔 시기를 잡지 못해 낭패를 본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나 정책 시행에 가정 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만약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당·정·청간 격론이 1년 전에 이처럼 치열히 전개됐더라면 어떠했을까.

1가구 3주택자 중과세 방침은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10·29 종합부동산 대책’에 포함돼 있던 것이다. 대책에는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투기과열지구 6대 광역시 확대 등 10여개항이 포함돼 있었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의 집값 대책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정부가 취한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은 66차례에 걸쳐 200여개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연간 집값이 20% 이상 오르는 폭등기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과도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집값 안정이라는 대명제에 휩쓸려 불과 1년 후에 나타날 현상들에 대한 논의는 발붙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정부와 업계가 처한 현실은 어떤가. 한쪽에서는 종합부동산세나 주택거래신고제 등 10·29때의 대책을 강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도시 분양권 전매 허용 방안을 추진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또 어떤가. 올 들어 11월말 현재 부도 건설업체 수는 모두 155개로 지난해 대비 25%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입주를 시작한 지 3개월된 아파트 입주율은 56%에 불과하다. 경기도 고양시는 고작 36%이다. 주택 전문 몇몇 업체는 금융권의 대출대상에서 제외된 지 오래이고 부도에 대비해 자산을 빼돌린다는 소문도 나돈다.

만약 1년 전에 부동산 정책을 두고 당·정·청이 지금처럼 격론을 벌여 그 결과 정책조율이 이뤄지고, 유연한 정책적 대응을 했더라도 오늘과 같은 현상이 빚어졌을까.

나아가 당·정·청간의 갈등을 보면서 안까타움이 더하는 것은 아직도 정책적 조율보다는 주무 부처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고위 당·정·청 정책협의회에서 “이 부총리가 연기안도 가져오지 않고 쓴웃음만 짓다가 나왔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양도세 문제와 관련,“경제부총리가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면서도 “국회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니까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지,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이헌재 부총리가 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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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산업부 차장 sunggone@seoul.co.kr
2004-12-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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