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의원외교/오풍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의원외교/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11-08 00:00
수정 2004-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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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입법(立法) 활동이다. 의원 각자에게 헌법기관의 지위를 부여한 것도 독립적으로 민의를 담아 법률 제·개정을 하라는 뜻에서다. 의안심사, 국정감사, 국정조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개방화·세계화에 따라 점점 더 요구되는 것이 의원 외교활동이다. 의원 외교는 대외 협상시 결정적 순간에 ‘물꼬’를 트기도 한다. 의원들이 평소 쌓아둔 상대국 정계 인맥과의 접촉을 통해 벽에 부닥친 문제를 풀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의원 외교는 세 갈래로 분류된다. 초청외교, 방문외교, 국제회의 참석 등이 그것이다. 의원 외교 활동이 활발한 나라는 영국. 전체 의원들은 1년에 400회 안팎의 여행을 한다. 정부 기관인 ‘외교 및 영연방 사무국(Foreign and Commonwealth Office·FCO)’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해준다. 여기에다 의원들은 개인적으로 해외정보 수집망 등을 가동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경쟁력을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미국 의회도 방문외교를 많이 한다. 일본 중의원도 1년에 120명 정도를 해외에 파견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마디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의원들의 관심과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기초공사마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원들이 4년마다 너무 많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이번 17대 국회의 경우 3분의2가 바뀌었다. 전체 299명 중 초선은 187명.16대 때 의원외교를 담당했던 주역들은 대부분 낙마했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도 회장단 5명 중 2명만 당선됐다. 그래서 국회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각종 의원외교단체 구성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주요 단체 회장 자리를 놓고 볼썽사나운 싸움을 연출하고 있다. 잿밥에만 신경쓰는 꼴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한·미 의원외교’도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을 아는 전문가는 손꼽을 정도다. 미국 무대에 내보내려고 해도 마땅한 사람이 적다고 한다. 여야 모두 그렇다. 외교는 의욕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무분별한 방미(訪美)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왔을까.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외국에 당당하려면 그들을 알아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통(通)’할 수 있는 ‘미국통’‘중국통’‘일본통’들을 길러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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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4-11-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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