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입영전야/신연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입영전야/신연숙 논설위원

입력 2004-05-22 00:00
수정 2004-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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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아이의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다.아침엔 늦게까지 일어나질 않아 볼 수가 없고 밤에는 자정을 넘겨 귀가하기 일쑤니 마주치기가 쉽지 않다.꽃다운 스물두 살의 대학생.아이는 입영날짜를 받아놓고 휴학 중이다.

처음엔 친구들과 송별 모임을 갖느라 그러려니 했다.유난히 친구가 많고 주량도 큰 아이다.늦는 날은 어김없이 취해 들어오는 날이라 아침 밥상엔 으레 시원한 국물을 준비해 놓아야 했다.

그러나 좋아라 하는 일도 한두 달이면 싫증이 나는 법.벌써 몇달째 이런 생활에 제동을 걸고 싶어 말을 건네 보았다.술좀 적게 마시고 일찍일찍 들어오지 그러느냐고.

그러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요즘엔 밤에 잠이 잘 안 와요.술에 취하면 잠이 잘 와서 마시는 건데….어제는 새벽 다섯시까지 못 잤어요.” 원래 인기척만 있어도 자다 깰 정도로 예민한 아이지만 상념이 그토록 깊을 줄은 몰랐다.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결별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입영일이 가까워지면서 초조함은 이제 내게도 찾아온다.모자가 잠 못 드는 입영전야,이제 닷새 남았다.

신연숙 논설위원˝
2004-05-22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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