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불패신화/오풍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패신화/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03-30 00:00
수정 200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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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아테나(Athena)는 백전불패의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다.어깨 부근에는 항상 올빼미를 데리고 다녔다.처녀 아테나는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수호신이기도 했다.철옹성을 구축했던 것이다.이 때문에 여러 도시의 수호신으로 숭배를 받았다.

영화 동방불패의 원전은 중국 무협지 대가 김용(金庸)의 ‘소오강호’.야망과 성취욕이 강해 간계를 써서 교주를 죽이고 스스로 그 자리에 오른다.소설이 탄생시킨 캐릭터로 패배를 모른다.홍콩 배우 임청하는 불꽃같은 중성연기를 펼쳐 일약 국제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우리는 불패신화라는 말을 자주 듣고 쓴다.특히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좌우명으로 삼기도 한다.전쟁과 운동 경기에서는 더더욱 그렇다.“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한 나폴레옹의 명언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기록은 깨지기 마련이고,신화는 막을 내린다.도저히 넘볼 수 없는 기록들도 하나하나 경신된다.100년 역사의 미국 프로야구에는 각종 진기록들이 많다.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안타(1941년),헹크 아론의 715 홈런,피트로즈의 4256 안타,베리본즈의 73호 홈런(2001년) 등….다만 투수 사이 영의 512승은 당분간 깨기 어려울 듯하다.

남자 배구에서 ‘77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가 그제 무너졌다.현대캐피탈에 일격을 당한 것이다.3대2로 승리를 거두는 순간 현대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고,삼성 선수들은 망연자실해 했다.삼성의 연승기록은 1177일만에 중단됐다.삼성에는 신진식 김세진이라는 국내 최고의 스타가 있다.무적함대를 이끌던 그들도 패배 앞에서는 고개를 떨구었다.

불패신화가 깨졌는 데도 코트 밖에서는 아름다운 우정이 피어났다.삼성 신치용 감독과 현대 김호철 감독은 40년 지기.‘냉혹한 승부사’인 신 감독은 “언젠가 질 줄 알았다.김호철 감독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패장의 감정을 추슬렀다.올 시즌 9번째 대결에서 승리를 맛본 김 감독은 “미안하면서도 기쁘다.”고 감격해 했다.앞으로도 두 감독이 멋진 승부를 펼치면서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
2004-03-30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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