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은행 부실채권 ‘유로체제 시한폭탄’

伊은행 부실채권 ‘유로체제 시한폭탄’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6-12-04 22:38
수정 2016-12-0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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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초긴장

부실채권 17%… GDP 20% 육박
금융위기 당시 美 5% 3배 수준
연초 급한 불 껐지만 경제 뇌관
한국 등 亞증시에 선제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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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와 미국 대선에 이어 또 하나의 투표 결과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7시에 종료되는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다. 이탈리아 의회 체제 개편에 대한 투표지만 부결될 경우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EU 탈퇴) 공포가 심화되고, 이탈리아발 금융위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금융기관 불안정성 큰 폭 증가”

사실 이번 이탈리아 국민투표는 상원 권한 축소 등 의회 체제 개편을 묻는 것이다. 그러나 마테오 렌치 총리가 “부결 시 사임하겠다”고 밝혀 재신임 투표로 본질이 변했다. 문제는 2014년 집권 후 각종 개혁을 이끈 렌치 총리가 물러나면 이탈리아의 정치 문제를 넘어 EU 전체의 경제적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렌치 총리 사임 시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는 유로존 탈퇴와 이탈리아 리라화 회귀를 주장한다. 브렉시트에 이은 이탈렉시트가 단행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렌치 총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에서 ‘반대’ 표를 던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영국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렉시트보다 더 걱정인 건 이탈리아 은행 부실이 암세포처럼 전이되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렌치 총리 사임과 함께 은행 구조조정 개혁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최대 8개 은행이 도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연초 부실채권(NPL)으로 위기에 몰렸다가 유럽중앙은행(ECB)과 정부 지원으로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 경제 뇌관으로 지목된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와 기업 대출을 쉽게 연장해 주면서 부실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이탈리아 은행들의 NPL 비율은 16.8%인데,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이 5%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3600억 유로(약 448조원)에 달하는 NPL 규모는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 7월 유럽은행감독청(EBA)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세계 최고(最古)이자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는 2018년 사실상 파산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사태)이 현실화되면 유로존 은행 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부결 땐 브렉시트보다 부정적 영향”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금융기관에 대한 불안정성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과 중앙은행 간 공조로 국가가 부도나는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금융기관을 타고 신용위험으로 번지는 사태는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는 5일 낮 12시를 전후해 윤곽이 드러난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 먼저 영향을 끼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는 각국 중앙은행의 발빠른 대응 등으로 파급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자국 우선주의 물결이 거센 상황”이라면서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유로존 체제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렉시트 때보다 코스피 낙폭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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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12-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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