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쪼개지기 전 옮기자”… 삼성물산 술렁

[단독] “쪼개지기 전 옮기자”… 삼성물산 술렁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4-07 22:48
수정 2016-04-0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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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문 합병·매각설에 불안…현대건설 경력직에 대거 지원 직원

물산측은 “사실 무근” 공식 부인
사외이사 “8월 원샷법 이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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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사업구조 재편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들이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고 대거 전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현대건설 인사팀에 따르면 올 초 진행한 상반기 경력직 공개 채용에 이어 3월 말 건축(토목·공정) 부문 경력직 모집 때도 삼성물산 직원들이 상당수 지원했다. 현대건설 채용 담당자는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유독 삼성물산 출신이 많았다”면서 “최근 구조조정의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물산에서 퇴사한 직원과 재직 중인 직원이 각각 절반가량 되는 것 같다”면서 “모두 대규모 프로젝트 경험이 많아 우리로선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이 지난 5일 플랜트사업부와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에 대해 공식 부인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물산 내부에서는 ‘탈(脫)삼성’ 움직임이 엿보인다. 삼성물산 직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프로젝트가 끝난 뒤 해당 팀이 사라지고, 희망퇴직 위로금은 신청을 늦게 할수록 점점 줄어들어 버티고 싶어도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삼성물산의 한 직원은 “프로젝트가 끝나 본사로 돌아왔지만 자리조차 만들어주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삼성물산은 주택사업(래미안)의 매각설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으로 대응하지만 회사 내 주택사업의 위상은 떨어진 지 오래다. 2014년 주택사업부는 빌딩사업부 주택본부로 편입됐고, 주택사업을 이끌던 박현일 전무도 1년 전 면직 처리됐다. 현재 주택본부장은 상무급이다. 플랜트·빌딩사업부장이 부사장급인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9월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지만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점도 사업 재편설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문 매출은 지난해 약 13조원으로 2014년 대비 3조원가량 줄었다. 상사부문 대비 수익성이 좋았던 것도 ‘옛말’이 됐다. 지난해 3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1년 새 회사를 떠난 직원 수만 900명이 넘는다. 건설부문 인력의 10%가 넘는 인원이다.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아직 구체적인 안건이 이사회에 올라오지 않았지만 경영진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오는 8월 ‘원샷법’(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삼성물산 사외이사) 서울여대 교수도 “현재 회사가 폭풍 한가운데 서 있다”면서 “폭풍이 지나기 전까지는 혼돈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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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4-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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