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섭취기준 낮춘 WHO권고 ‘실현성 낮다’vs’타당’

당 섭취기준 낮춘 WHO권고 ‘실현성 낮다’vs’타당’

입력 2014-08-28 00:00
수정 2014-08-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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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창립 기념 심포지엄서 집중 조명

단맛을 지금보다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새로운 당(糖) 섭취 가이드라인을 두고 실현가능성이 작다는 반박과 타당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WHO는 지난 3월 5일 천연 당을 뺀 첨가 당의 하루 섭취량이 현재 전체 섭취열량의 ‘10% 수준’에서 ‘5% 수준’을 넘기지 말도록 하는 새로운 예비권고안을 내놓았다. 이 권고는 강력 권고(strong recommendation)가 아닌 조건부 권고(conditional recommendation)로 의무규정이 아니어서 WHO 회원국은 각국의 상황과 사정에 따라 대응하면된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회장 박태균) 창립 기념으로 28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관 강당에서 열린 ‘당 섭취기준 50% 낮추기 논란’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초일 박사는 “최근 4년의 조사결과, 우리 국민의 당(첨가당을 의미) 섭취량은 총 섭취열량의 7.1%였다”며 “5%로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연령대에서 WHO의 기존 당 섭취기준(10% 이하)을 초과하는 것은 문제라고 김 박사는 말했다.

김 박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근거로 추산한 결과를 보면, 10대와 20대는 3명 중 1명이 이미 당 섭취비중이 10%를 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식약처 권오상 영양안전정책과장은 “당 섭취기준을 절반으로 낮춘 WHO의 새 가이드라인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오래전에 조사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과학적 근거도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식약처는 “5%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당류 섭취량이 많지 않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4월 8일 WHO에 보냈다.

WHO가 새로 권고하는 당류 섭취기준을 맞추려면 설탕뿐 아니라 액상과당·꿀·과즙·시럽 등 식품에 첨가하는 당을 최대한 적게 먹어야 한다. 그래서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CJ제일제당 소재연구소 김성보 감미료팀장은 “적절한 당 섭취는 영양학적으로 필수적이나 과량 섭취를 줄이기 위한 당류 저감화 추세도 큰 흐름으로 이해한다”면서 “그렇지만 당류 저감화를 위해선 대체 감미료(당)에 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하며 앞으로 식품업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5%로 떨어뜨리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대한영양사협회장)는 “나트륨도 WHO가 권장한 하루 2g 이하는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힘든 목표였지만 이 권고기준을 따른 결과 나트륨 섭취를 줄이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권장기준은 현실성보다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를 생각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도 “당 섭취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인의 비만도가 서양인보다는 훨씬 낮은데도 당뇨병 환자가 서양 수준인 것은 지나친 탄수화물(당) 섭취 때문일 수 있다고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다한 당 섭취는 비만과 치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류는 설탕, 액상과당(요리당) 등 첨가당과 과당(과일), 유당(우유) 등 천연당으로 구성된다. 국가별 1인당 하루 총 당류(첨가당+천연당) 섭취량과 하루 총 섭취(모든 음식) 열량 대비 당류를 통한 섭취 열량의 비율을 보면, ▲ 미국 89~161g(25% 이상) ▲ 캐나다 110g(18.8~25.6%) ▲ 영국 75.6~113.4g(19.9~23.7%) ▲ 한국 61.4g(4.5~9.1%) 등이다.

첨가 당(식품의 제조나 조리 과정에서 첨가되는 설탕 등 단당류나 이당류)을 통해 섭취하는 열량이 하루 총 섭취열량의 1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WHO가 2002년 발표한 당 섭취기준이었다. 이는 하루에 총 2천㎉의 열량을 섭취할 때 첨가 당을 50g 이하 섭취하란 의미다.

이후 WHO는 일부 소비자단체들로부터 당 권고기준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일부에선 WHO의 당 권고기준이 영양을 망치는 ‘비극’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에 따라 WHO는 하루 당 섭취량이 전체 섭취열량의 5%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당 섭취 예비권고안을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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