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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2년 제로금리’ 선언… 심리적 공포 잠재우려는 고육책

유례없는 ‘2년 제로금리’ 선언… 심리적 공포 잠재우려는 고육책

입력 2011-08-11 00:00
업데이트 2011-08-1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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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결정 의미와 전망

9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논의 결과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었다. 연일 폭락했던 시장은 이날 아침부터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뭔가 ‘통 큰 선물’(3차 양적완화)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에 2% 급반등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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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비상대책회의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기획재정부 회의실에서 소집한 금융시장 위기관리를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한 경제 각료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김중수 한은총재,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김황식 국무총리.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금융위기 비상대책회의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기획재정부 회의실에서 소집한 금융시장 위기관리를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한 경제 각료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김중수 한은총재,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김황식 국무총리.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그런데 연준의 발표에는 ‘양적완화’라는 말이 없었고, 실망한 시장은 급락세로 돌변했다. 30분 만에 전날보다 205포인트나 추락했다. 하지만 오후 3시부터 지수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더니 상승폭을 점점 키워 결국 폭등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 롤러코스터 장세의 비밀은 바로 연준이 발표한 ‘2년간 제로금리 유지 약속’에 있었다. 양적완화라는 말만 고대하던 투자자들은 처음엔 이 대목을 간과했지만, 차분히 머리를 굴려본 결과 양적완화 못지않은 처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2년간 금리를 제로상태로 고정한다는 선언은 계획경제 국가가 아니고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들은 ‘현 금리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식의 모호한 표현으로 변덕스러운 경기상황에 대비, 운신의 폭을 넉넉하게 잡는 게 보통이다. 결국 2년간 제로금리 유지 선언은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답안지를 다 보여주고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격이어서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날 10명의 연준 이사 중 3명이 “금리 유지 기간을 특정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반대표를 던진 것도 그런 우려 때문이다. ‘반대표 3명’은 1992년 1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어도 2년간은 긴축정책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력적인 ‘공약’이다.

시장에서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2년 제로금리 약속’은 현 상황에서 연준이 내릴 수 있는 최상의 결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미 2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2조 3000억 달러의 돈을 푼 마당에 다시 3차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돈을 아무리 풀어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뒤집어 보면, 앞으로 2년간은 초저금리를 유지해야 할 만큼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도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2년 이상 올리지 않을 테니 나머지는 시장과 정치권이 알아서 극복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8-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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