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펀드공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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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11 00:00
수정 2009-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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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부터 자격증 있어야 판매… 10만명 도전

금융권에 때아닌 공부 바람이 불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직원은 3개월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4일부터 해당 펀드를 팔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시험을 봐야 하지만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특히 이미 펀드 판매 업무을 보고 있는 직원들에겐 남은 이번주 일요일인 12일에 치러지는 시험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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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떨어지면 당장 펀드판매 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물려줘야 하는 상황인데 꼭 붙어야죠.”

A은행 펀드 판매 창구에서 근무하는 조모(34) 과장은 보름 전부터 좋아하는 술자리를 마다하고 동네 독서실로 직행한다. 그는 지난 3월 치러진 1차 자격증 시험을 만만하게 보다 보기 좋게 낙방했다. 조 과장같이 이미 은행 등에서 펀드를 판매해온 직원들은 증권펀드, 파생상품펀드, 부동산펀드 등 3가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야 기초적인 펀드 이외에도 주가연계예금(ELS)이나 주가지수연동예금(ELD), 금 펀드 등 파생상품까지 팔 수 있다. 대부분 증권펀드 자격증은 갖고 있지만 파생상품펀드와 부동산펀드 자격증은 신설됐기 때문에 새로 자격증을 따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이번 주말 이후에도 2~3개월에 한 번꼴로 시험에 응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당장 5월부터 자격증이 없는 사람에게는 보유한 자격증 이외의 펀드판매 전산망은 막혀 버린다. 다음 시험을 보고 그 결과가 나오는 7월 중순까지는 꼼짝없이 기초적인 펀드 이외엔 팔 수 없다. 시험을 앞둔 현직 펀드 판매 창구 직원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100점 만점에 60점이 넘으면 합격이지만 공부할 분량이 적지 않아 한 달 정도는 꾸준히 준비해야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 은행원들의 중론이다. 실제 지난번 1차 시험에서 부동산펀드 부분은 91.1%의 합격률을 보였지만 파생펀드의 합격률은 73.2%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금융회사들도 맹모(孟母) 노릇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사이버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고 주말 특강을 마련해 면학 분위기를 조성했다. 기업은행도 요점 정리와 예상 문제를 뽑아주는 등 지극정성이다. 해당 업무가 펀드 판매가 아닌 직원들도 앞으로 인사 등을 고려해 자격증을 따려 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면학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기존 펀드판매 관련 자격증 보유자가 17만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3월 합격자 7만명을 제외하고 최소 금융권에서만 10만명이 자격증에 도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2일 2차 자격증 시험에는 모두 2만 3950명이 접수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9-04-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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