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부지 7~23%가 알박기”

“주택사업부지 7~23%가 알박기”

류찬희 기자
입력 2006-01-19 00:00
수정 2006-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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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택사업에 ‘알박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부동산개발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알박기는 개발 예정지역의 중요한 지점을 미리 조금 사놓고 개발을 방해하며, 개발업자로부터 많은 돈을 받아내는 행위를 말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18일 알박기 방지대책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투기 세력의 알박기가 토지매입비 상승과 추가 금융비용 발생으로 분양원가를 올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민간업체에도 부지를 90% 이상 확보하면 나머지 땅에 대해서는 토지수용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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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부담 고스란히 분양가로

천안의 한 민간 주택개발사업장은 2만 5000여평 가운데 5700여평이 알박기 땅이다.

땅주인이 땅값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부르는 바람에 사업이 무려 9개월이나 지연됐다. 추가 금융비용만 80억원을 날렸다. 추가 부담금은 고스란히 분양가에 얹혔다. 의정부에서는 감정가로 8000만원 하는 땅을 사놓은 주인이 무려 10억원을 요구하며 개발업체에 애를 먹였다. 줄다리기 끝에 3억 5000만원을 주고 사들였지만 사업은 8개월이나 지연됐고,20억원의 금융비용이 날아갔다. 용인에서는 2필지 158평을 ‘박아놓은’ 주인이 버티는 바람에 사업이 7개월 늦어졌다.

대구에서는 3100여평의 사업부지에 461평이 알박기 부지로 나타났는데,500만원 하는 땅을 3000만원에 사갈 것을 요구하고 있어 1년 넘도록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알박기 방지 법안 실효성 의문

연구원에 따르면 천안·평택·의정부·용인·대구시 등 5개 민간 주택사업지의 알박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면적의 7∼23%가 알박기 부지로 나타났다. 알박기한 땅주인들은 감정평가액보다 4∼8배 비싼 값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협상에 따라 사업이 7∼9개월 지연되고, 이로 인해 최소한 2억원에서 최고 80억원의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용석 부연구위원은 “민간 주택사업에서 알박기 피해가 속출하는 것은 공공사업과 달리 토지수용 권한이 없고, 사업계획승인 이후 대상 사업부지의 소유권을 100% 확보해야 착공·분양이 가능한 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현재 알박기 피해 방지를 위해 ‘주택법’과 ‘형법’에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만 매도청구 대상 범위가 좁고, 소송 판결까지 2∼3년이 소요돼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 주택사업자에게 부지를 90% 이상 확보하면 잔여부지에 대한 토지수용권을 부여하되, 공공택지와 동일한 조건으로 분양가 상한제 등을 적용해 주택을 공급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땅값은 분양가의 4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며 “알박기를 줄이면 땅값을 줄여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6-01-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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