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작은 용산’ 두리반, 531일만의 ‘희망가’

홍대 앞 ‘작은 용산’ 두리반, 531일만의 ‘희망가’

입력 2011-06-09 00:00
수정 2011-06-0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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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재개발로 쫓겨날 처지에 놓였던 제2의 용산 ‘두리반’이 삶의 터전을 지켜냈다. 제대로 된 보상 없이 가게가 철거될 위기에 놓였으나 현 장소를 떠나 인근에 새 가게를 열 수 있도록 지원받으면서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이주대책 극적 합의… 인근에 새 가게

8일 낮 12시 서울 성산동 마포구의회에 있는 다목적실에서 서울 동교동 167-31에 있는 칼국수집 ‘두리반’이 건설 시행사인 남전디앤씨와 이주대책 및 민형사상 분쟁의 처리, 합의에 대한 위약벌 조항에 대해 합의했다. 두리반은 현 장소를 떠나 인근에 새 가게를 열게 됐다.

두리반은 2006년 3월 마포구의 지구단위개발계획 지구에 포함돼 2009년 12월 24일 강제철거가 시작됐다. 이후로 주인 안종녀(53·여), 유채림(51)씨 부부는 8일까지 531일 동안 농성을 해 왔다. ‘작은 용산’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리반을 지킨 것은 인디 뮤지션, 대학생, 시민운동가 등이었다. 특히 인디 뮤지션에게 두리반은 없어져서는 안 될 마지막 보루였다. 홍대 인디문화를 형성한 2000여명의 뮤지션들이 공연할 클럽은 기껏해야 10곳 남짓. 그중에 절반 정도는 재개발 지구에 포함됐다. 갈곳 없는 뮤지션들은 쫓겨날 처지에 있는 두리반에 주목했다. 남편 유씨가 소설가라는 같은 예술 계통에 있다는 것에도 공감했다. 인디 뮤지션들은 이곳에서 공연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이들과 함께 교대로 가게를 찾아와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가게를 지켰다. 그동안 두리반은 음악회, 영화상영 등이 열리면서 철거대상건물에서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갈 곳 없는 인디 뮤지션들 힘보태

합의를 이루는 순간도 어려웠다. 이날 합의문 조인식은 오전 11시가 예정이었지만 두리반 대책위원회가 사전 조건으로 제시한 마포구, 마포경찰서 측 인사가 12시 가까이에 도착해서 한때 합의가 결렬될 위기까지 있었다. 남편 유씨는 “오랜 투쟁이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이제 다시 칼국수를 뽑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하며 두리반을 지지한 사람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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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기자 jin@seoul.co.kr
2011-06-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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