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온 ‘춘궁기’… 상반기 구청 사업 올스톱

일찍 온 ‘춘궁기’… 상반기 구청 사업 올스톱

입력 2011-02-25 00:00
수정 2011-02-2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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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궁기가 일찌감치 닥쳐 각 구청이 아우성이다.”

“상반기 구청의 모든 사업을 올스톱하고 하반기로 미뤄 놓았다.”

현재 서울의 25개 구청은 모두 때 이르게 찾아온 보릿고개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시는 광진·양천·노원·송파구 등 4개 구청에 598억원의 조정교부금을 긴급하게 내려 보냈다.

이달에는 역시 광진 양천, 노원, 송파 등 4개 구청에 강서, 구로, 성북, 영등포, 강동 등 5곳이 추가로 조정교부금 495억원을 타갔다. 이들 구청의 자금보유액이 부족해 예산을 집행하는 가운데 현금이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많게는 100억원, 적게는 10억원의 현금 수혈을 받은 것이다.

●보통 4~6월… 올해엔 1월부터 ‘울상’

전통적으로 각 구청의 춘궁기는 4~6월이었다. 1차 재산세가 걷히는 7월과 8월에 자금 사정이 좋아지고, 9월에 2차 재산세를 걷으면서 하반기를 넘기는 것이다. 세금이 잘 걷혔을 때는 시가 12월에 결산잉여금을 넘겨주기도 한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보릿고개가 1월부터 찾아왔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올해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시가 긴축재정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6월 새로 구성된 서울시의회로부터 ‘시가 흥청망청 돈을 써서 곳간이 비었다.’라며 혹독하게 때린 회초리도 기여했다. 지난해 말 시는 올해 22조원의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시의회의 요구대로 빚도 갚고, 지방채도 발행하지 않는 등 빡빡한 살림살이를 선택했다.

따라서 시가 구청에 내려줘야 하는 조정교부금도 줄었다. 지난해 시에서 자치구로 내려간 조정교부금은 1조 7221억원이었다. 올해는 1조 5393억원으로 1827억원 줄었다. 송파구(274억원)와 종로구(59억원)만 증가하고, 관악·동작구는 170억원 줄어드는 등 구청마다 100억원 안팎으로 조정교부금이 줄었다. 200억~300억원으로 신규사업을 하는 각 구청으로서는 사업비 50%가 사라졌으니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市 “우리도 죽을 지경… 돈 없다”

여기에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으면서 시에서 예상한 것보다 세금이 덜 걷혔다. 문제는 지난해 예산 조기 집행 등으로 각 구청에서 예산을 모두 집행해버렸으니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시에서는 지난해 나눠준 예산 중 세수결손분 1172억원을 회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해 구가 집행한 돈을 회수할 수 없으니, 올해 나눠 줄 조정교부금에서 1172억원을 제외한다고 통보한 것이다.

한 구청은 24일 “긴축재정으로 예산에 맞춰 사업을 10%씩 모두 잘라냈는데, 다시 10%를 잘라내게 됐다.”면서 “사회복지비 등 법정경비를 제외하고는 모든 예산집행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들은 “서울시는 예비비를 써서 양화대교 사업도 하지 않느냐.”면서 “시에 자금이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우리도 죽을 지경인데, 구청에 내려줄 돈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11년 예산안을 둘러싼 고래(시와 시의회) 싸움에 새우등(자치구)이 터져 나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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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1-02-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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