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악화로 사업중단인데 채무 눈덩이”…남북협력기금법 개정될까 [법안 톺아보기]

“남북관계 악화로 사업중단인데 채무 눈덩이”…남북협력기금법 개정될까 [법안 톺아보기]

최현욱 기자
최현욱 기자
입력 2023-11-17 18:30
수정 2023-11-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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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악화로 대북사업 업체를 경영난
정부 정책에 금강산 관광사업 참여했는데
한국관광공사, 이자만 ‘300억원대’ 채무
면책 법안 발의됐지만 형평성 문제 등 제기
하태경 “귀책사유 정부에 있는데 외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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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바라보는 북한 병사들
남측 바라보는 북한 병사들 지난해 11월 19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에서 북한 병사들이 판문점을 방문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취재진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남북협력기금은 1990년 남북 간 교역 및 상호 간 교류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운용한다는 목적에 따라 조성됐다. 교역 및 경제 분야 협력사업 등의 촉진을 위해 보증 및 자금 융자가능하다보니 대북사업을 하는 회사나 개인에게 요긴하게 사용돼왔지만, 최근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경영난 심화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가 많아졌다.

이에 국회에서 기금사용자의 채무 조정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채무의 면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남북협력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지만 11월 현재까지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머물고 있다.
이 법안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김영배·맹성규·박홍근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여야의 이견이 적어 국회 차원의 논의 진전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통일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측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으니 보다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치자는 의견을 피력해 논의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면책 관련 문제를 다룰 때 ‘형평성’ 문제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대북사업의 경우 ‘남북관계 변화’라는 특수성이 큰 변수로 작용하는 점을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사업 등 남북관계의 경색이 사업에 차질을 불러온 경우, 이로 인한 손해의 원인을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경영 미숙만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정부 사업에 일정 부분 비자발적으로 끌려간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금강산 관광사업에 참여했던 한국관광공사 측은 “정부의 정책결정으로 참여하게 된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에 있어, 이에 따른 피해는 공사의 귀책사유가 아닌 정부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정부정책 참여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의 피해에 대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는 남북협력기금으로부터 지난 2001~2004년 당시 현대아산 소유의 3개 시설(온천장·문화회관·온정각) 인수자금 900억원을 차입했는데, 2008년 사업 중단 이후 시설운영 수익이 전무하지만 원금 855억원과 이자 301억원, 도합 1156억원의 채무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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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남북협력기금 운용관리규정’에도 기금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원리금의 상환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의 의결을 거쳐 채무를 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는 만큼 실제 면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남북협력기금법에 ‘채무의 조정’을 다루는 항목을 신설하고, 기금에 대한 상환계획을 조정하거나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의 심의 및 의결 과정을 거쳐 통일부 장관이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다만 일반 국가채권의 채무면제요건과 다르게 규정하는 것에 관해 이의가 제기될 수 있고,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으며, 기존 상환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보다 면밀한 숙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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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발의자인 하태경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관광공사의 경우 정부의 정책결정에 따라 금강산관광 시설을 인수했고, 또 정부 정책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이에 대한 구제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 귀책사유가 정부에 있는 것이 명백한데도 나몰라라 외면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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