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10분 거리인데 방역패스 지침 달라… “장 보러 서울 마트 갑니다”

차로 10분 거리인데 방역패스 지침 달라… “장 보러 서울 마트 갑니다”

박상연 기자
박상연 기자
입력 2022-01-16 20:32
수정 2022-01-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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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사이에 둔 광명·서울 소비자 엇갈린 표정

한 노년 부부가 16일 오전 경기 광명에 위치한 대형마트 출입구에서 발길을 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형마트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지침 때문에 한 사람이 백신을 맞지 않은 이 부부는 함께 장을 볼 수가 없다. 같은 시각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2㎞ 떨어진 다른 대형마트 입구에서는 출입구에 QR코드와 온도 체크계를 뒀지만 따로 출입을 관리하는 안내 직원이 없었다. 차로 10분 거리인 두 마트에 방역패스 지침이 달리 적용되면서 주말 장보기 풍경도 사뭇 달랐다.

법원이 전국 다중이용시설 중 상점·마트·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서울시에 한정해 효력을 정지하면서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 17일부터는 마트 등 방역패스 적용 계도기간이 끝나고 위반 시 고객과 업주 모두 과태료를 물게 돼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광명에 위치한 마트에서는 20명 넘는 고객들이 쇼핑 카트를 끌고 방역패스를 인증하려 줄을 서서 기다렸다. 직원들은 고객의 휴대전화를 살피며 ‘QR코드 인증을 해 달라’고 큰소리로 안내했다.

시민들은 방역지침 형평성을 지적하면서 마트 방역패스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광명시 주민 황모(35)씨는 “마트 방역패스 집행정지도 지역에 상관없이 똑같이 적용돼야 하는데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서 “사정상 접종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대형마트 출입을 차단하는 건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명에 거주하지만 서울 마트로 원정을 온 50대 박모씨도 “서울 사람과 타 지역 사람 간 형평성 문제가 커 보인다”면서 “마트에 사람이 많이 몰리지도 않고 다들 마스크 쓴 채로 쇼핑만 하는데 왜 굳이 방역패스를 적용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광명의 한 마트 직원은 “오늘 오전에만 4~5명이 방역패스 문제로 출입하지 못했다”면서 “방역패스 적용으로 마트 이용을 하지 못하는 고객이 늘면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텐데 설 명절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법원의 엇갈린 판단이 혼란을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한원교)는 지난 14일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제기한 방역패스 효력 집행정지 사건에서 “서울 내 3000㎡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에 대해 본안소송 판결 30일 후까지 방역패스 적용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방역패스 시행 주체를 정부가 아닌 서울시로 봤다. 결과적으로 다른 지자체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서울에서만 방역패스 효력이 중단되는 모양새가 됐다. 같은 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원외정당인 혁명21 대표 황장수씨가 상점·마트·백화점에 방역패스를 적용한 처분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신청을 기각했다. “종이증명서를 제시해 출입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마련돼 있고 소형 점포, 전통시장에는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아 생필품 구매가 전면 차단되지는 않는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박상연·진선민 기자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바뀔 때마다 식당에서도 모임·영업 제한 안내문을 시시각각 바꿔 달았다. ①서울의 한 식당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해 1월 4일 ‘5인 이상 집합금지’를 내걸었으며 ②지난해 5월 31일 대전 서구의 한 식당에서는 ‘백신접종자는 직계가족 8인 이상 입장 가능’이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③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지난해 7월 11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오후 6시 이후 3인 모임 금지’를, ④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의 식당에서는 ‘모임 4인 제한, 오후 9시까지 영업’을 알렸다. ⑤‘6인·오후 9시’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하루 전날인 16일 서울 동작구의 한 식당 주인은 관련 안내문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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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오장환 기자·김명국 선임기자
2022-01-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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