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10>현대중공업] 자녀승계? 지주사 전환?…최대주주 정몽준 대권행보에 달렸다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10>현대중공업] 자녀승계? 지주사 전환?…최대주주 정몽준 대권행보에 달렸다

입력 2014-12-11 00:00
수정 2014-12-1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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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어떻게 될까

“정몽준 후보는 대기업 대주주와 서울시장을 겸직할 수 있다고 봅니까.”

새누리당의 6·4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의 2번째 TV 토론이 열린 지난 4월 9일. 당시 경쟁후보이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정몽준 후보를 향해 날 선 질문을 던졌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 의원이 결국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그가 보유한 10.15%의 회사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느냐는 공격이었다. 현행 공직자 윤리법에는 국회의원과 장·차관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의 4급 이상 공직자는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보유한 주식의 총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안전행정부 산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매각하거나 수탁기관에 위탁해야 한다. 당시 정 후보는 “법과 절차에 따르겠다”는 말로 김 후보의 질문을 피해갔다. 이후 ‘백지신탁 공방’은 경선 내내 이슈가 됐지만 정 후보는 당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네거티브 전술”이라며 가능한 한 말을 아꼈다.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 정몽준에게 그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10.15%는 양날의 칼이다. 굴지의 기업을 경영했다는 자부심이자 남의 돈에 의지해 정치를 안 해도 되는 든든한 배경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더 높은 곳을 오르려면 결국 그 끈을 놔야 할지도 모른다. 만약 시장이나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자녀도 백지신탁의 대상인 만큼 주식을 증여하는 방법도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선 같은 맥락에서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을 마친 둘째딸 남이씨가 아산나눔재단 기획팀장으로 근무하게 된 것을 두고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보기도 한다. 만약 정치인 정몽준이 향후 선거에서 다시 유리한 고지에 올랐을 때 본인 보유의 현대중공업 주식을 그룹 내 비영리 재단에 증여하는 카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재단에 주식을 넘긴다면 공직자 주식백지신탁에 대한 부담도 덜고 현대중공업의 지배권도 유지할 수 있다.

사실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2002년 정몽준 전 의원이 고문직에서 물러나고 12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실제 정 전 의원은 여전히 대주주의 위치에 있지만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현대중공업은 재벌가의 가족 경영이 흔해져 버린 한국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운 모범 사례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장남 정기선씨가 회사로 복귀하면서 사내는 물론 재계에선 모범사례가 깨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른바 장남 후계구도다. 여전히 대선을 꿈꾸는 아버지의 야망을 고려하면 여론전에서 당장 득이 될리 없는 자녀 승계 카드를 바로 꺼내 들 리는 만무하다. 단 장남의 회사 복귀와 최근 상무 승진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정 전 의원은 자녀의 경영 참여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수차례 “본인의 능력에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능력이 안 될 바에야 전문경영인 체제가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반대로 능력이 되면 회사를 물려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 고리에 현대중공업이 한가운데 서 있으며 최대주주는 지분 10.15%를 보유한 정몽준 전 의원이다. 또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이 각각 2.53%, 0.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전 의원 외 특수관계인도 현대중공업 지분 21.32%를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증권사 채권분석팀은 최대주주인 정 전 의원의 지분이 그리 높지 않다는 단점을 극복하려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정 전 의원의 현대중공업의 지분율이 비교적 낮다는 점과 자녀 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결국 지주사 전환을 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 방법을 택하면 자금 동원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전환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인인 정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아직은 모든 시나리오가 가능성일 뿐이다. 결국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는 정 전 의원의 정치행보라는 거대 변수 아래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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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허광행 서울시의원 “오존 저감은 효과 검증까지, 냉매 관리는 친환경 전환까지”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12-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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