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화장품 업체 ‘보디숍’의 창업자로 ‘영적(靈的) 비즈니스 우먼’으로 불렸던 애니타 로딕이 11일 타계했다.64세. 그의 가족들은 “애니타가 영국 시간으로 10일 저녁 6시30분 뇌출혈로 숨졌다.”고 밝혔다. 로딕은 전날 급성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영국 웨스트서식스주 치체스트에 있는 병원의 집중치료실(ICU)로 옮겨졌으나 뇌출혈 증세가 심해져 끝내 세상을 떠났다.
로딕은 1976년 보디숍을 창업한 뒤 30년 넘도록 환경보호 캠페인을 펼친 공로로 2003년 영국 왕실이 여성에게 주는 ‘데임 코맨더(Dame Commander)’라는 작위를 받기도 했다.‘비즈니스 언유주얼’과 반전운동을 담은 ‘숫자로 본 놀라운 세상’ 등 여러 저서를 냈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딸로 태어난 로딕은 필생의 꿈이라며 세계여행을 떠난 남편 대신에 살림을 꾸리기 위해 브라이튼에서 보디숍의 첫 가게를 열었다. 단순하고도 자연에 기초한 피부와 모발을 보호하는 제품을 판매할 결심이 섰다. 그는 당시엔 황무지였던 환경 친화적인 사업과 공정거래 모델을 선보인 첫 인물이었다.
로딕은 자연을 기초로 한 제품, 동물실험 사절, 최소한의 포장, 재활용이라는 원칙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킨 사업가로 유명하다. 보디숍은 ‘짝퉁’이 쏟아지는 유명세 속에 타격도 받았지만 현재 55개 국가에 체인을 가진 국제기업이 됐다. 보디숍은 지난해 세계 최대의 화장품 제조업체인 로레알에 6억 5200만파운드(약 2217억원)에 매각됐다.
2007-09-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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