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임 결혼 누가 덕보나

남정임 결혼 누가 덕보나

입력 2007-09-04 00:00
수정 2007-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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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11시, 「스타」남정임(南貞妊)양(26)과 재일교포 임방광(林芳光)씨(29)의 결혼식이 서울 세종「호텔」에서 거행되었다. 결혼과 함께 5년간의 배우생활도 매듭지을 뜻을 발표한 남정임은 이로써 만인의 연인의 자리에서 한사람의 아내 위치로 전향하게 되었다. 은퇴기념작 『첫정(情)』의 촬영이 끝나는 3월말이면 너무도 유명한 이름 남정임은 완전히 「스타」이전의 이민자(李敏子·본명)로 환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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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임이 영화계를 떠나면 좋든 궂든 한국영화의 여우판도는 수정을 가하게 된다.

남정임·문희(文姬)·윤정희(尹靜姬), 누가 이들중 더 인기가 있느냐를 따질 수 없게 팽팽한 대결을 보여준 수년 동안 한국영화는 한마디로 이들이 끄는 「트로이카」에 의해 지배되었다.

65연도 신정 「프로」로 30만 관객을 끈 『유정(有情)』(김수용(金洙容)감독)은 제작사 연방(聯邦) 영화사를 돈방석위에 올려놓았고 「히로인」남정임을 일거에 「톱·스타」로 만들어 놓았다. 50만원 현상 「개런티」의 신인모집이 성공한 첫 「케이스」였다. 그뒤로 제작자들의 신인 공개 「콘테스트」가 하나의 유행처럼 성행했지만 이만한 정도의 성공은 전무한 상태.

그때 남정임은 한양(漢陽)대 영화과 1년생이었다. 눈자위와 입술이 유달리 도톰했던 이 소녀에게 배우 될 것을 권유했고 결과적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만든게 한양대교수 겸 감독 현상열(玄相悅)씨. (고 현제명(玄濟明)씨의 아들)

그로부터 5년만인 지난 1월2일, 남정임은 자기를 영화배우로 권유한 그 현상열씨의 사회로 「결혼·영화계은퇴」의 발표회를 가졌다.

전례없이 전격적인 이 결혼발표는 영화계에 적지않은 「쇼크」를 주었다. 결혼할 것이란 소문이 전혀 없던건 아니지만 장본인쪽이 끝내 이를 완강히 부인해왔고 남정임의 여건이 좀더 배우생활을 할것이란 객관적 견해가 송두리째 뒤집힌 것이다. 지난 12월 31일 하오2시 서울 수유리의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양가쪽 가족만 모여 이미 약혼식을 올렸다는 사실도 1월2일에야 밝혀졌다.

전격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장본인들의 결혼, 영화계은퇴 「스케줄」자체가 급「커브」를 돈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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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임의 「스크린」5년
남정임의 「스크린」5년 (1) 『만선(滿船)』에 출연할 무렵 (67년)
(2) 유정(有情)의 「히로인」으로 「데뷔」할때의 청순한 모습(65년)
(3) 벗는 영화가 나오기 이전의 남정임은 순결한 여학생역이 단골일만큼 청순했다(67년)
(4)『봄·봄』의 한 장면. 이 작품으로 제2회 서울신문문화대상 여우상을 받았다 (69년)
(5)『은좌(銀座)에서 만납시다』에서의 일본여자 차림(68년)
(6) 두번째 작품『학사기생』의 얼굴. 이 작품도 10만 관객을 끌었다(65년)
(7)「섹스」영화라고 화제를 일으킨 『마님』의 한 장면(70년)

도대체 두사람이 첫대면을 한 것이 6개월전, 70년 6월중순 일본에서였다 한다. 「자카르타」영화제에 참석했던 남정임은 귀로에 일본에 들러 임씨와 2일간의 「데이트」시간을 가졌었다. 신랑 임방광씨가 9월에 잠시 한국을 다녀갔고, 그뒤 10월엔 남양의 어머니 김순희(金順姬)씨가 딸을 데리고 약 10일간 일본에 다녀온게 이들 교제의 전부.

혼인을 전제한 교제였다 하더라도 「풀·스피드」의 결혼작전이었다. 영화계를 떠나는 이유는 신랑쪽의 요구에 의한 것 같다. 신랑쪽은 처음엔 영화배우인줄 몰랐었다. 영화배우인 것을 알게되자 앞으로 촬영할 영화의 출연료 받은 것을 모두 돌려줄테니 그만두라고 했다. 계약한 것만 출연하고 다시는 영화에 나가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써주었다-.

이것이 남정임쪽의 설명. 신랑은 「도쿄」에서 자산 5백억(남양 어머니 말에 의하면)의 재벌인 동흥흥업(東興興業)사장(임원오(林源五)씨·56)의 5남1녀중 둘째.

약혼선물로 5「캐러트」「다이어」반지, 비취「브로치」등 값진 물건을 주었고, 남정임의 은퇴기념작품의 제작비(약 2천만원)를 선사했다는 얘기다.

「오나시스」란 즉흥적인 별명이 붙었지만 어쨌든 『돈 많고 장래성 있고 건강한 청년』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게 남양 측의 「스피디」한 결혼작전의 이유인 것 같다.

어쨌든 남정임은 결혼과 함께 「스크린」에서 떠날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에 있으면 또 영화하고 싶어질까 걱정이 돼요. 외국으로 떠나는건 이런점에서 다행이에요. 앞으로는 사업가의 아내로서 성실할 결심이에요』라고.

당초 배우생활은 5년쯤 한다는 생각이 결과적으로 이행됐다고도 덧붙였다.

이 기한부 배우생활은 남정임뿐 아니라 윤정희도 마찬가지로 선언한바 있다.

67년에 「데뷔」한 윤정희는 몇번인가 『3년만 하겠다』고 언명한 일이 있다. 3년 기한부는 이행되지 않아서 이미 1년이 초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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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희의 결혼이 전격적으로 이행된 이제 영화계 뒷면에서는 『윤정희도 71연도에는 영화계를 떠난다』는 소문이 그럴싸하게 퍼져있다. 평소의 발언이 그랬던 것을 상기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물론 장본인쪽에서는 현재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절정의 인기에 있을때 「스크린」을 떠난다는 것은 「스타」가 마지막으로 꿈꾸는 염원인 것 같다. 자신의 영상을 관객속에 영원히 깨끗한 것으로 심어놓고 싶다는 속셈이다. 배우생활을 하면서 대학(우석대(友石大)을 나오고 대학원(중앙대(中央大))진학까지 한 윤정희에게는 이런 것이 모두 은퇴이후의 준비와 유관하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무너진 「톱·스타·트리오」의 여우판도에는 문희 혼자만이 남게 된다.

주목되는 것은 남정임이 떠난 자리를 그 누가 메우게 되느냐는 점이다. 윤정희마저 추측처럼 71연도에 역시 「스크린」을 등진다면 한동안 풍성했던 한국영화의 여우판도가 근본적으로 뒤흔들리기 마련이다.

여기서 신인들의 「톱」을 향한 대결이 필연적으로 예상된다. 새로 등장할 신인과 「톱·트리오」에 가려서 빛을 못받은 신인들이 이 기회를 노려 정상에의 몸부림을 펼게 분명하다.

그 후보 여배우들을 꼽아보면 전혀 무망한 것도 아니다.

『필녀(必女)』에서 호평을 받은 김윤정(金倫廷), 『비전(秘殿』에서 화제가 된 윤연경(尹姸景),『숨겨논 여자』의 오유경(吳有卿), 세기(世紀)상사가 뽑은 고상미(高想美), 오수미(吳樹美) 요즘 『여고생의 첫사랑』에 출연중인 김순복(金順福), 그리고 TV겸업의 김창숙(金昌淑)이 이 범주에 속할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남정임이 떠나는 71년 한국영화는 그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많은 신인들의 경쟁장이 되어 한층 푸짐한 화제를 만들 것 같기도 하다.

<관(觀)>

[선데이서울 71년 1월17일호 제4권 2호 통권 제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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