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 대수술] 中高만도 못한 대학 質 높이기

[대학 구조 대수술] 中高만도 못한 대학 質 높이기

입력 2004-09-01 00:00
수정 2004-09-0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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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살려면 정원을 줄이든지 교수를 늘려 교육의 질을 높여라.’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민 ‘8·31 대학 구조개혁 방안’의 핵심이다.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도 입학정원을 줄이지 않는 것은 물론 교수 충원을 기피하며 정부에 손만 내미는 대학을 ‘대수술’하겠다는 강력한 최후통첩이다.

김영식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이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김 차관의 브리핑은 공식 발표 하루 전인 지난 30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이루어졌다.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김영식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이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김 차관의 브리핑은 공식 발표 하루 전인 지난 30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이루어졌다.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교육계는 대학 구조조정이 ‘2008학년도 대입전형 개선안’ 및 ‘사립학교법 개정 계획과 맞물리는 교육개혁방안으로 이른바 ‘안병영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본다.

대학 경쟁력 확보 대수술

이번 ‘8·31 조치’는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귀결되는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더 이상 대학의 위기를 방치할 수 없다는 뜻이 배경으로 작용했다.안병영 부총리 등 교육부 수뇌부는 그동안 공·사석에서 ‘대학의 교육환경이 중·고교보다도 떨어진다.’는 우려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표명했다.‘백화점식 종합대학’을 지향하면서 외형만 키우는 성장주의가 연구와 학문,인재양성에 필요한 경쟁력을 오히려 까먹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 140여개에 불과했던 국내 대학은 2004년 400여개로 급팽창했지만 수준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교수 1인당 학생수는 국립대가 33명,사립대가 42명으로 중학교 19명,고교 15명보다도 열악하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9명의 두배에 이른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60개국 가운데 15위.그러나 대학 교육의 경제사회 요구 부합도는 59위로 꼴찌나 마찬가지다.전경련 조사에서도 신입사원이 대학에서 습득한 지식과 기술은 기업에서 필요한 수준의 26%에 불과했다.따라서 재교육하는 데 평균 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가계 소득의 15∼20%가 사교육비에 지출되는 등 막대한 기회비용이 교육에 투자되고도 국가경쟁력조차 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 핵심은 ‘시장 원리’

교육부는 직접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르기보다는 퇴출 경로를 법제화하고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등의 압박으로 대학의 자율적인 구조개혁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마찬가지로 전임 교원 확보율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이에 미치지 못하면 정원을 감축한다.

무엇보다 교육부는 ‘대학 정보공시제’를 특효약으로 본다.각 학과·대학별 교수 1인당 학생수,졸업생 취업률,차입금 의존율 등 주요 정보가 공개되면 ‘시장 원리’에 따라 한계 대학은 인수·합병이나 퇴출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번 조치의 결과 교육부는 2010년에 수도권 7∼8개 대학과 지방 7∼8개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과학논문인용색인(SCI) 기준 세계 100위권 대학도 서울대 하나뿐이었으나 5개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립대의 기여입학제 요구 등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버티면 산다.’는 인식도 팽배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시각도 있다.구조조정에 따른 학생,교수,동문,지역사회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4-09-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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